“학교에서 중국어 쓰지마!”…美듀크대 교수 보직해임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8일 15시 05분


코멘트
듀크대 전경 - 듀크대 홈피 갈무리
듀크대 전경 - 듀크대 홈피 갈무리
미국 동부의 명문인 듀크대 의대 교수가 중국 유학생들에게 ‘교내에서 100% 영어를 사용해 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다가 오히려 보직 해임됐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듀크대 의대 대학원에서 생물통계학 석사과정 학과장을 맡고 있던 메간 닐리 교수는 전일 중국 유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동료 교수 두 명이 내게 와서 교내 라운지에서 중국어로 시끄럽게 떠드는 학생들의 이름을 물었다”며 “왜 그러냐고 했더니 ‘그래야 그 학생들이 인턴이나 석사 프로젝트에 지원했을 때 그들을 제외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닐리 교수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알지만 교내에서는 100% 영어만 사용하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그는 또 “영어를 잘하지 못하면 연구 과정 조교를 뽑을 때 배제될 수 있다”며 “좋은 연구를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충고했다.

닐리 교수의 이메일은 삽시간에 SNS를 통해 퍼졌고, 중국의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의 누리꾼들은 “인종차별이다”, “미국의 중국 유학생들을 모두 귀국시켜야 한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누리꾼은 “미국인들은 중국이나 유럽에서 현지어를 배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영어만 쓴다”며 “그들이 오히려 더 무례하다”고 말했다. 이는 많은 찬성을 얻으며 널리 퍼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닐리 교수가 바른 말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그는 교육자적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잘하면 더 기회가 많다는 사실을 일깨우려 했을 뿐”이라며 “릴리 교수에게 불평을 한 교수들이 문제이지 릴리 교수는 합리적 지적을 했다”는 견해도 있다.

이메일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닐리 교수는 메일을 보낸 지 하루 만에 보직에서 해임됐다고 듀크대는 밝혔다.

메어리 클랏먼 듀크대 의대 학장은 이메일을 통해 “교내에서 수업 시간 이외에 어떤 언어를 쓰든지 그건 학생들의 자유”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중국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한편 듀크대는 약 1500명의 유학생이 있으며, 이중 60%가 중국 출신이라고 SCMP는 전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