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김정숙 여사 위로에 “아직 출구 잘 보이지 않지만…잘 찾아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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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8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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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사진=채널A 캡처
심석희. 사진=채널A 캡처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최근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에게 위로 편지와 머플러를 선물한 가운데, 심석희는 “힘든 시간을 외로이 견디고 있을 분들에게 큰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심석희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27일 “지난 24일 영부인께서 행정관을 통해 심석희 선수에게 편지와 녹색 머플러를 보내왔다”며 “선물을 전해 받은 심석희 선수는 26일 감사하다는 내용이 담긴 답장을 영부인께 보냈다”고 밝혔다.

김정숙 여사는 편지를 통해 “그 긴 시간 동안 혼자 아파하며, 혼자 눈물 흘리며 속으로만 담아두었을 고통의 응어리를 녹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기사를 본 이후로 내내 눈에 밟히고, 마음에 밟힌다”며 “빙상 위에서, 빙상 밖에서,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수없이 일어서며 얼마나 아팠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과 이 사회의 내일을 위해 용기를 내주어 고맙다”라며 “빙상 위에서도, 빙상 아래서도 석희 씨는 우리 모두에게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심석희에게 선물한 녹색 머플러에 대해서는 “초록색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초록은 겨울을 딛고 일어나 봄을 만든다. 심석희 씨가 희망이 되어주어서 봄이 더 빨리 올 것”이라며 “따뜻하게 지냈으면 하는 맘으로 초록색 머플러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에 심석희는 자필로 쓴 답장을 전달했다.

심석희는 편지에서 “운동선수 이전에 심석희라는 한 사람으로서, 한 여자로서 큰 용기를 내어보게 되었다. 오랜 시간을 혼자 견뎌왔던 것은 외로움과 괴로움 그 자체였다”며 “그 시간 동안 힘들었을 저를 헤아리고 보듬어 주시려고 하는 마음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딘가에서 또 힘든 시간을 외로이 견디고 있을 분들에게 저도 큰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아직은 출구가 잘 보이진 않지만 따뜻한 영부인님의 응원에 힘입어 차분히 잘 찾아 나가도록 하겠다”며 “그리고 더욱 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심석희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2018~2019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27일 출국했다.

이날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인천국제공항에 나온 심석희는 김 여사에게 선물 받은 녹색 머플러도 착용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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