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돈 사적으로 쓰고 학생들 공연 강제 동원한 예술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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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8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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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서울공연예술고 교장 A씨 등 비위 적발
1억여원 부정집행·학생들 술자리 공연에…파면 요구

서울시교육청 전경. 2017.12.25/뉴스1 © News1
서울시교육청 전경. 2017.12.25/뉴스1 © News1
유명 아이돌을 여럿 배출한 서울 구로구 서울공연예술고의 교장이 수년 간 학교회계를 부당하게 집행하거나 사적으로 쓰는 등 각종 비위를 저질렀던 사실이 교육청 조사에서 적발됐다. 또 학생들을 부적절한 공연에 동원해 학습권을 침해한 사실도 확인됐다.

28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학교법인 청은학원 및 공연예술고 민원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학교 A교장은 회계부정 등 각종 비위를 저지르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

대표적인 게 학교회계 부당 집행이다. A교장 등은 지난 4년간 관내 지방자치단체인 구로구가 지원하는 방과후 학교 운영 프로그램 보조금 1억872만원을 받고도 거의 모든 수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과 구로구가 확인한 프로그램은 단 1개였다.

같은 기간 학교법인 소유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기름값과 통행료 약 816만원을 학교 예산으로 지불한 사실도 확인됐다. 휴대전화 요금(약 273만원) 역시 그동안 학교 돈으로 썼다.

학교 교사 일부를 개조해 거주하는 등 학교 건물을 사적으로 활용했다. 교장이 대표로 있는 극단 공연을 매년 1학년 학생들에게 관람하게 하고 지난 4년간 관람료 1500만원을 학교회계로 집행하기도 했다.

학생들을 부적절한 공연에 동원해 학습권을 침해한 사실도 확인됐다. 학생들은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10차례 교장과 그의 가족의 사적 모임에 투입했다. 이 학교 행정실장이자 교장 아내인 B씨의 출신 대학 동문회, 보험회사 공연 등이 주를 이뤘다. 일부 장소에서는 술잔도 오갔다.

채용비리 의혹도 있었다. 서울공연예술고가 지난해 채용한 교사 4명 가운데 1명은 A교장의 딸이며 3명은 학교 관계자의 지인이다. 해당 채용과 관련된 서류는 이미 파기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공연 강제 동원 등에 불만을 터트린 이 학교 학생·학부모들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11월 총 3차에 걸쳐 이 학교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법인에 A교장의 파면, B행정실장의 해임 등을 요구하고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할 예정이다. A교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공연예술고는 예술인 양성을 위한 ‘예술계 특수목적고등학교’ 중 하나다. 국립국악고, 덕원예고, 선화예고, 국립전통예고, 서울예고 등과 함께 서울 주요 예고로 분류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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