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이 몰고온 스크린 코미디 열풍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8일 06시 57분


영화 ‘극한직업’.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말맛·감동·히어로물 공감 3박자
벌써 300만명·1월 일일 최다 관객
설 흥행 기대…후속편 탄생 주목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다. 류승룡 주연의 영화 ‘극한직업’이 오랜만에 코미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23일 개봉해 단숨에 200만 관객을 넘어 300만에 다다랐다. 개봉 전부터 기대를 얻었지만 초반 분위기는 그 이상이다.

‘극한직업’(제작 어바웃필름)이 역대 1월 상영작 가운데 일일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토요일인 27일 하루에만 99만명(입장권통합전산망)을 모아, 기존 1위인 ‘신과함께-죄와 벌’(91만)을 앞질렀다.

‘극한직업’은 웃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이른바 ‘말맛 코미디’의 진수를 보인다. 주인공인 마약반 형사 5인이 주고받는 코믹 대사가 만드는 재미와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코미디에 특히 탁월한 류승룡과 진선규, 이하늬 등 주연배우의 실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이어 더해 그간 ‘과속스캔들’ ‘써니’의 시나리오 각색에 참여하고 연출작인 ‘스물’ ‘바람 바람 바람’으로 코미디 감각을 인정받은 이병헌 감독의 장기가 집약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계속 터지는 웃음 속에 ‘감성’을 자극하는 은근한 메시지도 입소문을 보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마약반 형사들이 위장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인수하고 겪는 일들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마음을 대변하는 쪽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류승룡이 내뱉는 “소상공인은 목숨 걸고 한다”는 대사가 ‘마음의 후빈다’는 관객 반응도 있다.

이는 감독이 자신의 경험을 녹여 넣은 설정이라 현실감을 더한다. 한때 작은 우동집을 운영한 감독은 당시 경험과 느낌을 이어갔다. 감독은 “장사를 한 경험 덕분에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하고 있다”면서 ‘극한직업’이란 제목 탄생의 배경을 설명했다.

영화는 뜻밖에도 코미디를 넘어 독특한 히어로물도 읽힌다. 일단 보고나면 새로운 히어로영화의 탄생에 공감하는 의견이 다수다. 실적 낮은 마약반 형사 5인이 숨긴 진짜 능력이 결말에서 드러날 때 전해지는 카타르시스가 상당하다.

‘극한직업’의 열기는 설 연휴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 관람객으로부터 상당히 만족스러운 평가를 얻으면서 전망을 밝힌다. 덕분에 후속편 탄생에도 시선이 쏠린다. 주연배우들의 탄탄한 호흡과 신뢰 속에 제작진 역시 “관객이 많이 봐준다면 후속편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작품의 인기, 흥행 열기와 별개로 현재 멀티플렉스 극장체인들이 만드는 상황은 회의적이다. 지난해 추석과 12월까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린 극장들이 오랜만에 터진 ‘극한직업’에 앞다퉈 스크린을 몰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27일에는 무려 1909개의 스크린이 단 한 편에만 몰렸다. 상영횟수는 1만459회다. 2016년 설 연휴에 개봉해 900만 흥행을 거뒀지만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킨 ‘검사외전’을 둘러싼 기형적인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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