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무마 회유” vs “취업청탁 협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8일 06시 57분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 폭행 의혹이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증폭되고 있다. 사진제공|JTBC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 폭행 의혹이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증폭되고 있다. 사진제공|JTBC
■ 손석희 JTBC 대표, 프리랜서 기자 폭행 의혹 논란…양측의 엇갈린 주장들

폭행·뺑소니·채용·동승자 관련 사안
양측 180도 다른 주장 진실게임 양상
김씨, 경찰에 진단서·음성파일 제출
손 대표 측 공갈 혐의 고소 “긴 싸움”


프리랜서 기자 김모(49)씨가 손석희(63) JTBC 대표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 폭행 여부는 물론 사건의 배경과 관련한 여러 가지 주장이 불거지면서 사태는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사건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 “전치 3주 폭행” vs “어깨 툭툭 쳤을 뿐”

손 대표와 김씨 사이에 벌어진 폭행 여부 논란은 김씨가 24일 서울 마포경찰서를 통해 “손 대표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0일 밤 11시50분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얼굴을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전치 3주 진단서와 함께 사건 당일 손 대표로 추정되는 한 남성과 나눈 대화가 녹음된 음성파일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 김씨가 공개한 음성파일에는 “폭행 인정하고 사과하신 거냐”는 질문에 상대가 “아팠다면 폭행이고 사과한다”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손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정신 좀 차리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손 대표 측은 “불법 취업 청탁과 함께 협박을 받았다”며 김씨를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 “접촉사고 뺑소니” vs “피해자와 합의”

이번 논란의 발단은 2017년 4월16일 밤 10시께 일어난 손 대표의 차량 접촉 사고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손 대표는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후진하다 접촉사고를 냈다. 김씨는 경찰 진술서에서 “‘손 대표가 접촉사고를 내고 그대로 도주했다 피해자들에게 붙들려 150만원에 합의했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기사화하지 않겠다’고 손 대표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은 “후진하다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다”며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자신의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량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 “청탁한 적 없다” vs “집요하게 협박”

손 대표 측은 논란이 커지자 보도자료를 통해 차량 접촉사고를 빌미로 “기자 출신인 김씨가 정규직으로 취업하게 해 달라는 청탁을 오랫동안 집요하게 해왔다”고 밝혔다.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 청탁을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대표를 협박한 것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반대로 김씨는 “채용 청탁을 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손 대표가 차량 사고 관련 보도를 하지 못하도록 취업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손 대표와 나눴다는 SNS 메시지와 음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김씨가 공개한 해당 메시지에서 손 대표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김씨에게 “이력서를 하나 받아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김씨는 오히려 손 대표가 ‘채용 제안’을 통해 자신을 회유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동승자, 젊은 여자” vs “명백한 허위”

이번 논란과 관련한 또 다른 의혹은 차량 사고 당시 손 대표와 동승한 사람이 있었는지 여부다.

김씨는 손 대표가 2017년 차량 접촉사고 당시 “젊은 여성과 동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취재하다 손 대표와 감정싸움이 났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JTBC 측은 “차량 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이와 관련한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며 “이는 이번 사안을 ‘손석희 흠집내기’로 몰고 가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문제 당사자의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관련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손 대표는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긴 싸움이 시작될 것 같다”며 “모든 사실은 밝혀지리라 믿는다.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걱정 말라”고 당부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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