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병도 만성질환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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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허리로 행복찾기]

이병회 인천힘찬병원 원장
이병회 인천힘찬병원 원장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란 말이 있다. 마음을 담아야 할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마음 역시 아프기 쉽다. 만성질환에 시달리다 보면 아무리 강한 사람도 마음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허리병도 만성질환이다. 처음 허리가 아플 때 곧바로 치료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관리를 잘 못해 만성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조기에 허리통증을 잡지 못하고 오랫동안 시달린 분들의 표정은 대부분 밝지 않다. 그동안의 고통을 호소하다 끝내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는 환자도 많다.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리다 보니 마음까지 아픈 것이다.

아픈 마음이 우울증으로까지 번지면 허리만 치료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우울증의 원인이던 허리통증이 사라지면 우울증이 없어지기도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우울증을 치료해야 할 때도 있다. 우울증이 깊으면 무기력해지기 쉽다. 병을 고치려면 병을 이겨내겠다는 환자의 의지가 중요한데 무기력한 상태가 계속되면 그만큼 치료가 힘들어진다. 이런 환자들은 치료방법 선택에도 더욱 신중해야 한다.

오랫동안 통증에 몸부림치다 지친 환자가 먼저 수술해달라고 할 때도 있다. 적절한 비(非)수술 치료를 해봤는데도 효과가 없거나 다른 어떤 의사가 봐도 수술 외에는 답이 없다고 판단될 때는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사 결과 수술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한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어야 한다. 수술한다고 해서 통증이 곧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회복해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생계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일터나 생활터전을 오래 비워둘 수 없는 분들은 수술을 부담스러워한다. 이런 환자들은 자칫 수술 후 재활치료를 하는 동안 우울증이 깊어지기도 한다.

다행히 요즘에는 수술 못지않게 효과적으로 허리질환을 낫게 하는 비수술 치료법이 많다. 시술시간도 짧고 빨리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약물치료와 보존치료로 더 이상 호전되지 않는 허리질환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를 미루다 마음까지 병들기 전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려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이병회 인천힘찬병원 원장
#허리통증#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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