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배구요람’ 현대캐피탈의 특별했던 60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8일 05시 30분


‘스카이워커스 유소년 배구교실’ 소속 선수들이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실제 코트 경험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배구 꿈나무들을 위해 V리그 경기 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스카이워커스 유소년 배구교실’ 소속 선수들이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실제 코트 경험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배구 꿈나무들을 위해 V리그 경기 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떨지 마! 평소처럼!”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첫 경기를 앞둔 27일 정오 천안 유관순체육관. 경기 개시가 임박한 시점이기 때문에 구단 및 방송 관계자들 몇몇의 발걸음만 있게 마련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9명씩 짝지은 18명의 초등학생들이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채 코트에 올라섰다. 잠시간 몸을 푼 이들은 이내 9인조 배구 경기를 펼쳤다.

이미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맞대결을 지켜보기 위해 관중들의 입장이 시작된 시점이었다. 관중들도 처음에는 이들을 의아한 눈초리로 지켜봤지만 이내 휴대전화로 코트를 촬영하기도 했다.

초등학생들은 현대캐피탈이 운영하는 ‘스카이워커스 유소년 배구교실’ 소속 선수들이었다. 지난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유소년클럽 배구대회’ 초대 우승을 차지한 이들에게 현대캐피탈이 실제 코트 체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남자부 7개 구단 전체는 현재 유소년 클럽을 운영 중이다. 현대캐피탈 역시 2017년부터 연고지 천안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배구 열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하경민을 비롯한 6명의 코치들이 토요일 4개반, 일요일 5개반 등 초교생 180명을 지도 중이다. 엘리트 교육이 아닌, 취미 차원으로 시작된 교육이지만 이미 배구선수의 길로 접어든 이들이 있을 정도다.

보조구장에서 훈련용 코트만 밟았던 초교생들에게는 문성민, 전광인 등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이 누비는 코트에서 실전을 치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다. 하경민 코치가 꼽은 우승 주역 황서빈(13·천안 환서중)은 “유관순체육관 코트에 서니 진짜 선수가 된 기분”이라며 “언젠가 프로가 되어 전광인처럼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하경민 코치는 “우리 때는 이런 게 없었다. 많이 부럽다”며 “프로의 길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는 인근 중학교 연습생으로 훈련에 참여할 기회를 주선하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유소년 배구교실 선수들이 홈경기 당일에 훈련 및 실전 진행하는 것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선수들은 물론 가족들까지 하루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서 프로선수가 배출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들이 훗날 배구팬으로 경기장을 찾기만 해도 우리의 투자는 성공적”이라고 밝혔다.

누군가에게는 ‘자투리 시간’일뿐인 경기 전 60분이지만, 이날의 1시간이 훗날 배구 열기 증진에 보탬이 된다면 그만큼 효율적인 투자도 없다. 이날 유관순체육관의 60분이 특별했던 이유다.

천안|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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