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기, 잘 자란 대학 새내기…“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7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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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망똘망한 이목구비가 예쁘면서도 귀엽다. 세 살 때 CF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여섯 살에 영화 ‘마음이…’(감독 박은형·오달균, 2006)로 처음 연기를 시작했다.

지난해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시리즈로 ‘쌍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영화 흥행성공 덕분에 제39회 청룡영화제 여우조연상까지 거머쥐었다. ‘잘 자란 아역스타’로 손꼽힌다. 우리나이로 올해 스무살인 김향기다.

‘증인’으로 2월13일 관객들을 만난다. 김향기는 “성인이 되어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음 따뜻한 이야기라서 좋다. 과하지 않게 이해와 소통의 과정을 보여준다. 관객들이 편안하게 극의 흐름을 따라가면 좋겠다. 영화를 보는 시간이 의미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영화 ‘연애소설(2002), ’완득이‘(2011), ’우아한 거짓말‘(2014), ’오빠 생각‘(2015) 등을 연출한 이한(49) 감독의 신작이다. ’우아한 거짓말‘에서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 감독에 대해 “예전이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며 “심지어 머리스타일도 똑같았다. 따뜻한 감성과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우아한 거짓말‘때보다 따뜻한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영화를 만들면서도 치우치지 않게 하려는 생각이 확고하다. 감독과 세세한 부분까지 대화를 나누면서 하나씩 맞춰나갔다.”

신념을 잠시 접고 현실을 위해 속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정우성(46)과의 첫 스크린 호흡에 만족스러워 했다. “굉장히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덕분에 부담을 덜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안정된 느낌으로 연기를 했고, 호흡이 잘 맞았다.” 김향기의 배역은 자폐증을 앓는 소녀 ’지우‘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어 타인과의 소통이 쉽지 않은 인물이다. 우연히 건너편 집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형사재판의 증인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겉으로 표현을 많이 하진 않지만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는 아이”라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순수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감독이 자폐증의 특성이 담긴 영상을 많이 보내줬다. 우리나라보다는 외국 것이 많았다. 자료를 통해 기초적인 것을 많이 알아갔다.”자폐증(자폐 스펙트럼 장애)은 뇌의 발달에 있어 비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신경발달 장애다. 사회적 고립, 언어 결함, 반복적 특이행동이 대표적 증상이다. 세밀한 감정 연기로 지우를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지우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지를 많이 생각해봤다.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아이가 아닌데, 내가 어느순간 연기적으로 계산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시나리오를 보고 ’이 지점에서 손을 어떻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외운 것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현장에서 열린 마음으로 맞춰야겠다고 결심했다. 지우는 늘 같은 감정이 아니다. 순간순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는 모두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지우의 대사다. “좋은 사람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지 않는 선택을 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면 서로에게 남을 것 같다. 그렇다고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으로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선택과 그 이외의 선택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편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다보니 ’편견‘이라는 게 생겼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이다. 편견이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 그런 사람인가 했을 때 아닐 수도 있다. 타인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는 친구들을 막연하게 다가가기 힘든 존재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들이 소리를 지르는 게 나름대로 고통을 막아보려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우리는 이상하게만 봤다. 이 역시도 편견이다.”

여전히 교복이 잘 어울리는 앳된 외모지만, 올해 대학생이 된다. “연기는 내가 열심히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다. 영화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모두가 배울점이 있었다. 이제 교복입은 모습으로 연기를 하면 나보다 나이가 어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성인이 됐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1년은 그냥 지내봐야 될 것 같다. 하하.”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대학생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학식(학생식당 밥)을 먹는 것”이라며 웃었다. “급식하고는 다르지 않느냐. 학식은 장소마다 매력이 다르다. 돌아다니면서 학식을 마스터하고 싶다. 운전면허를 취득할까 했는데 이미 늦었다. 운전면허 학원도 바쁘더라. 포화 상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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