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김상수의 닮은꼴 계약, 중소형 FA 해답은 옵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6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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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경수(왼쪽)-삼성 김상수. 스포츠동아DB
KT 박경수(왼쪽)-삼성 김상수. 스포츠동아DB
전체적인 계약 규모도 비슷하지만, 그 내용도 닮아있다. 얼어붙은 시장이 박경수(35·KT 위즈)와 김상수(29·삼성 라이온즈) 계약으로 조금씩 녹는 기미다. 중소형 프리에이전트(FA)의 해답은 결국 옵션이다.

삼성은 25일 “FA 김상수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3년 총액 18억원으로 계약금 6억원, 연봉 2억5000만원, 옵션 연 최대 1억5000만원 규모 계약이다. 전체 금액 중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3.3%, 연봉과 옵션의 비율은 1.6대1이다.

며칠 전 박경수의 계약과 닮아있다. KT에 잔류한 박경수는 3년 총액 2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 옵션 2억원 수준이다. 전체 금액 중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7%, 연봉과 옵션의 비율은 2대1이다.

답보된 FA의 해답은 결국 옵션으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박경수와 김상수의 옵션 모두 달성하기 그리 어렵지 않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메이저리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실버슬러거급 활약을 펼쳤을 때 옵션 충족’ 등의 항목이 아닌 것이다. 큰 부상없이 꾸준히 시즌을 소화한다면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구단으로서 최소한의 제어 장치만 걸어둔 셈이다.

최정과 이재원, 양의지로 대변되는 올 스토브리그 ‘빅3’의 계약이 끝난 뒤 한 달 이상 답보됐던 FA 시장이 이번 주 해동됐다. 최근 세 건의 계약 중 상징적인 의미에서 최소한의 옵션(1억원)만 걸어둔 박용택을 제외한 박경수와 김상수의 계약이 닮은꼴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온정주의’를 내세웠던 구단들은 급진적인 태세전환으로 냉정함을 찾았다. 불과 한두 해 전까지 FA 대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선수 입장에서는 “왜 하필 내가 FA일 때 지갑을 닫나”고 원망할 수 있지만, 구단들이 그런 사정을 모두 봐줄 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최소한의 옵션으로 어느 정도 금액과 자존심은 세워주고 있다. 남은 FA 선수들의 계약 규모와 내용도 이보다 크게 나아지진 않을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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