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여동생의 한 풀기위해 일생 헌신’…김중곤 옹 별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5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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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된 여동생의 한을 풀기위해 미쓰비시중공업과 맞섰던 김중곤 할아버지가 별세했다. 향년 96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1차 소송에 원고의 유족으로 참여했던 김중곤 할아버지가 25일 오전 운명했다고 밝혔다.

김 할아버지는 미쓰비스 강제징용 피해를 입은 故 김순례 할머니의 오빠로 소송에 참여했다.

지난해 11월29일 양금덕 할머니 등과 대법원 승소 판결을 이끌었으며 미쓰비시의 사죄와 배상을 받기까지는 절대로 죽지 않겠다고 2주 전까지 인터뷰 했지만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할아버지는 1924년생으로 광주수창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워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미쓰비시항공기제작소에 끌려간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 김순례 할머니를 그리워 했다.

이어 1944년 12월 도난카이대지진 때 건물이 무너져 동생이 숨졌다는 소식을 김복례 할머니에게 전해듣고 충격에 빠졌다.

이후 김 할아버지는 자신만 살아 돌아왔다며 자책하는 김복례 할머니와 결혼을 하고 억울하게 숨진 동생의 한을 풀기 위해 삶의 전부를 바쳤다.

1988년 도난카이대지진에 죽은 이들의 추모비를 세우는 일에 동참했으며 양심적인 일본인들을 만나 근로정신대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1999년 나고야지방재판소 소송에 참여했으며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아내를 먼저 보내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수십 차례 일본을 오가며 동생과 아내의 명예회복을 위한 소송을 이어갔다.

2012년 국내 소송에 참여한 그는 대법원 승소 판결까지 자리를 지켰다.

근로정신대시민모임은 근로정신대 투쟁 역사의 산 증인인 김중곤의 전기를 출간할 예정이다.

근로정신대시민모임 관계자는 “김 할아버지는 피해자의 유족으로 소송에 참여했지만 강제징용 문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며 “김 할아버지가 염원했던 일본의 사과와 원할한 배상을 대신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김 할아버지의 빈소는 울산굿모닝병원장례식장 102호에 마련됐으며 강제징용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가 조문할 예정이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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