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브라이언 싱어 감독, 과거 미성년 소년 4명 성폭행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4일 2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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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10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과거 미성년 소년 4명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싱어 감독은 이를 부인했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은 “지난 12개월 동안 싱어 감독에 대한 의혹을 추적하고 50여명을 취재했다”며 “그 과정에서 4명의 피해자가 처음으로 언론에 입을 열었다”고 전했다. 애틀랜틱에 따르면 싱어 감독은 30대 초반이던 1997년 본인의 자택에서 17세 소년, 15세 소년과 성관계를 했다. 사건이 발생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8세 이하와 성관계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두 피해자는 싱어 감독이 자신들이 18세 이하인 미성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피해자는 1990년대 후반 싱어 감독 자택에서 열린 풀 파티에 여러 차례 참석했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싱어 감독과 한 차례 성관계를 가졌고, 17세 혹은 18세였을 때 구강 성교를 하기도 했다. 그는 “싱어 감독은 내 동의 없이 내 성기를 만지곤 했다”고 애틀랜틱에 밝혔다.

피해자 중 유일하게 실명을 밝힌 빅토르 발도비노스는 13세였던 1997년 봄 영화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1998년)’에 엑스트라로 출연했을 때 싱어 감독이 세트장에서 자신의 성기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애틀랜틱은 발도비노스가 학교에서 우등생이었고, 미식축구 선수이기도 했으나 성폭행을 당한지 6달만에 학교에서 자퇴했으며 축구팀에서도 쫓겨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싱어 감독은 23일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애틀랜틱 보도를 반박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앞서 에스콰이어지에서도 동성애를 혐오하는 기자가 나에 관한 기사를 보도하려 했으나 팩트 체크 결과 신뢰도가 부족해 결국 보도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 기자는 결국 ‘애틀랜틱’에 기사를 팔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틀랜틱이 이렇게 낮은 수준의 기사를 보도한 것은 슬픈 일”이라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상을 받을 만큼 인기를 얻자 동성애 혐오를 담은 기사가 이 타이밍을 이용하는 것은 놀랍지도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해당 기사를 보도한 막시밀리안 포터 기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에스콰이어지는 팩트 체크를 걸쳐 해당 기사를 보도하기로 결정했으나 돌연 취소했다”며 “다행히 기사가 애틀랜틱의 편집과정을 거쳤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알릴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반박했다.

싱어 감독은 촬영에 불성실하게 임했다는 이유로 2017년 12월 보헤미안 랩소디 촬영 종료 2주일을 앞두고 해고됐다. 그는 해고된 지 사흘 뒤 2003년 시애틀에서 당시 17세였던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되는 등 성추문에 휘말려왔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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