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윤진이·이엘리야 ‘캐릭터가 살아 있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5일 06시 57분


KBS 2TV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의 이시영-‘하나뿐인 내편’의 윤진이-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의 이엘리야(왼쪽부터). 사진|KBS 2TV ‘왜그래 풍상씨’·‘하나뿐인 내편’ 방송 화면 캡처·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
KBS 2TV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의 이시영-‘하나뿐인 내편’의 윤진이-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의 이엘리야(왼쪽부터). 사진|KBS 2TV ‘왜그래 풍상씨’·‘하나뿐인 내편’ 방송 화면 캡처·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
이시영, 윤진이, 이엘리야.

얄미워서 너무나 밉지만 그래도 싫지는 않다. 시청자로부터 비난받지 않는다면 이들에게는 이 또한 아쉬움일 것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그만큼 완벽한 캐릭터를 구현해낸 덕분이다.

이시영은 KBS 2TV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에서 ‘화상’ 같은 존재이다. 번번한 직업 없이 돈은 막 쓰는 거라며 버는 족족 써버린다. 결혼한 오빠 집에 얹혀살면서 올케 눈치 따위 신경 쓰지 않는 뻔뻔함과 당당함을 보여준다. 전국의 올케들이 치를 떨며 미워할 성격이다. 이에 대해 이시영은 “돼먹지 않은 성격이지만 과거의 아픔이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시영이 맡은 인물은 이란성 쌍둥이 언니보다 덜 ‘잘난’ 탓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갖고 있다. “언니한테 하는 거, 반만큼만 나한테 해줬어야지”라고 소리친다. 무엇이든 자신보다 월등한 언니를 둔 동생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속 윤진이를 보고 있으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어린시절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어 밝은 모습 뒤에 늘 어두움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결핍을 결혼생활로 채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자신보다 더 시댁의 애정을 받는 동서의 등장으로 무너지면서 불안해한다.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윤진이는 시기와 질투를 분노와 오기로 극대화하며 격변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감정에 북받쳐 서럽게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에 측은지심이 들 정도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캐릭터이지만 이를 통해 2년 만에 복귀한 안방극장에서 관심을 얻고 있다.

이엘리야의 활약은 20% 시청률을 눈앞에 둔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2013년 tvN 드라마 ‘빠스껫 볼’로 데뷔한 이래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이름과 얼굴을 시청자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극중 이엘리야는 부모를 잃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출세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성공 욕심에 눈이 멀어 범죄까지 저지르며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누구보다 못됐지만 이엘리야보다 더한 악녀 신은경과 윤소이에게 매번 당하는 약간의 허술함이 피식 미소 짓게도 만든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악행을 저지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드라마에서 악녀 캐릭터는 빠질 수 없다”며 “시청자의 가장 격렬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존재인 만큼 드라마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악녀라도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소용없는 캐릭터가 되고 만다”고 덧붙였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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