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보고에 김정은 큰 만족”…北 내부엔 안 알려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4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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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용 중앙통신에만 등장, 신문·TV는 언급 안 해
“만족” “믿고 기다릴 것”…대외 메시지용 인 듯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 결과 보고를 듣고 만족을 표했다는 사실을 24일 대외용 매체를 통해서만 공개했다.

이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3일 김영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제2차 조미(북미)고위급회담 대표단 성원들을 만나시고 미국 워싱턴 방문 결과를 청취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대표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제2차 북미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받아본 김 위원장은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전해졌다.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서는 관련 소식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

이날 통신 보도는 주민들에게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선전하려는 게 아니라 미국 등에 대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믿고 인내심과 선의의 감정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라며 “조미 두 나라가 함께 도달할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함께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제2차 조미수뇌상봉에 큰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을 위한 비상한 결단력과 의지를 피력한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북미고위급회담 결과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화답하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발표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내 여론, 한국·중국 등에도 협상 의지를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대내에 이 사실을 공표할 경우 회담이 엎어지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내에는 발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반도 비핵화’ 정세를 주도하는 위인으로 찬양하는데, 김영철 부위원장의 역할을 부각하는 건 선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까지는 대외용 매체만 김영철 부위원장의 보고 사실을 보도했지만 향후 대내용 매체가 보도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 청사 집무실 소파에 앉아 김 위원장으로부터 방미 결과를 보고받았다. 방미 수행원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도 배석했다. 김 위원장이 환한 미소를 짓는 장면도 공개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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