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갈 곳 없는 민주열사들…5·18 구묘역 납골당 시급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4일 15시 29분


코멘트
광주 북구 시립망월묘지 3묘원의 모습 © News1
광주 북구 시립망월묘지 3묘원의 모습 © News1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제24호인 광주 5·18 구묘역(현 광주시립묘지)의 일부 묫자리가 재활용되면서 납골당 조성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시립묘지 3묘역엔 5·18 유공자 가묘 142기, 일반매장 295기, 민주열사 묘 52기 등 477기(일반 예약 포함)가 안장돼 있다.

일반 안장자를 제외한 5·18 유공자와 민주열사는 광주시와 5월 관련단체, 추모연대 등으로 구성된 ‘5·18 안장심사위원회’의 심의를 받은 뒤 안장됐다.

‘5·18 안장심사위원회’는 5·18 유공자 중 안장심사 탈락자, 유공자 자격 정지자, 5·18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에 기여한 자, 민주화운동에 헌신하여 사회적 귀감이 된 자 등을 대상으로 3묘역 안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5·18 유공자 또는 민주열사들은 3묘역이 만장되면서 5·18 안장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더라도 묫자리가 없어 안장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 묘원에 묻힌 민주열사 등 일부 고인들은 누군가 옮겨간 묫자리에 봉분만 새로 조성한 뒤 그 자리에 새 묘지를 쓰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매장할 공간이 하나도 없기 때문인데, 죽어서도 자리 싸움을 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5·18 기념재단 등 5월 관련단체들은 시립망월묘지 또는 인근에 납골당을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말 ‘제1시립묘지공원 조성 계획 및 개발제한구역 관리방안 변경’을 위한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예산 50억원이 확보되면 납골당을 조성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5월 관련단체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수차례 시에 납골당 조성 의견을 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납골당 조성까지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매장 공간이 없는데, 답답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용역은 의뢰했지만 예산은 확보하지 못했다”며 “납골당이 조성되면 공간이 확보되면서 민주열사 또는 5·18 유공자들도 안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