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그랜드캐년 추락 청년 조롱 “남자기 집에서 밥이나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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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4일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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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뉴스A LIVE’ 영상 캡처
사진=채널A ‘뉴스A LIVE’ 영상 캡처
부산 동아대학교 수학과 휴학생 박준혁 씨(25)가 미국 그랜드캐니언(그랜드캐년) 여행 중 추락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 가운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 박 씨를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다.

23일 워마드 자유게시판에는 ‘추락했다고? 근데 어쩌라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어차피 남자는 25세 이후로는 다 상폐다. 뭘 남자가 25세 이후로도 살려고 그러냐”고 말했다. 25세 남성을 상장폐지에 빗대 조롱한 것이다.

이어 “이번 사건은 워마드뿐 아니라 남자들도 ‘추락했는데 어쩌라는 것’이라고 한다. 즉, 이건 우리만 능욕하는 게 아니고 한남충들까지 합세해서 추락남을 능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원들도 댓글을 통해 동조했다. 한 회원은 “기사 보자마자 입에서 아싸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 그러게 남자가 집에서 밥이나 하지 어딜 겁도 없이 싸돌아다니느냐”라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떠들썩하게 재기했다”라고 하기도 했다. ‘재기’는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 사망한 것을 빗대 조롱하는 용어다.

이밖에도 “이거 보고 독서실에서 크게 터질 뻔 했다. 잘 죽었다”, “오랜 시간 재기들이 없어 슬펐는데 기분이 좋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워마드가 이 같은 남성 혐오 글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강원도 강릉 펜션 참사 당시에는 “사람이 강간당하고 살인당해도 관심 한번 안 가지더니 고작 남자 몇 명 죽었다고 XX하는 거 진짜 개XX 같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또 지난달 수도권지하철 3호선 백석역 온수배관 파열사고,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한편, 박 씨는 지난달 30일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그랜드캐니언을 둘러보던 중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박 씨는 1년간의 캐나다 유학을 마치고 현지 여행사를 통해서 그랜드캐니언 관광이 포함된 패키지여행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채널A ‘뉴스A LIVE’에 따르면, 여행사 측은 “안전 지시를 무시했다. 가지 말라는 곳에서 사진 찍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 씨의 여동생은 “구조를 직접 했던 분이신데,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니 오빠가 이미 떨어지고 있었고 떨어진 지점에서 자기가 직접 구조를 했다고 했다”며 “(그분께서) ‘그때 당시에는 패딩 점퍼 안에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다. 사진을 찍다가 그런 건 아니다’라고 얘기를 했다”고 반박했다.

또 “혼자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가서 그랬다고 여행사 측은 얘기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광하고 있는 장소였고, 펜스도 없었다. 어떻게 관광객들을 인솔했는지에 대해서 저희는 의문점이 많다”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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