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 실험’ 부정 전망 전문가 “미세먼지 많은 날=비 만들 구름 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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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4일 0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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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저감대책 일환으로 25일 서해 상공에서 인공 강우 실험이 열린다. 인공강우를 통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실험인데, 그 실효성을 두고 “돈 낭비”라는 의견과 “뭐라도 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상 전문가인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은 “통상 근무를 하다 보면 비가 내리는 날 세정 효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는 건 사실이다”면서도 문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인공 강우를 만들 만한 날이 많지 않다는 거다”고 실효성의 의문을 표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주로 맑은 날이라 인공강우에 필수요소인 구름이 거의 없어 비를 만들기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

그는 “인공강우의 중요한 전제는 비를 내릴 구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인공 강우는 없던 비를 새롭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비를 더 내리게 도와주는 기술로 보면 된다. 비구름에 비를 만들어주는 응결액을 인공적으로 뿌려주게 되면 빗방울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땅에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원도 환경융합학부의 대기질 예측 연구를 보면, 시간당 최소한 5mm 이상의 비가 내려야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강수량이 시간당 5m에서 10mm로 늘어나면 미세먼지 농도가 봄철에는 9%, 여름철에는 7%, 가을철에는 13%까지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고 서울 같은 경우는 최대 18%까지 감소 효과가 있었다고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개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다. 이런 날씨의 특징은 날씨가 맑다는 거다. 대기가 안정되고 바람도 약하고 안개가 끼고. 우리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보면 하늘은 뿌옇고 막 회색이라도 실제로는 구름 있는 날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번같이 초미세먼지로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되고 이런 날 보면 구름은 별로 없다. 그러니 실제로 미세먼지가 높은 날 과연 인공 강우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겠느냐 하는 현실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물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구름이 있는 날도 있다”면서도 “기상청이 2017년에 9회 정도 실험을 했는데, 인공 강우로 한 1mm 정도 증우 효과가 있었다. 최소한 5mm 이상 있어야만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는데, 1mm 증우 효과가 있을 때 과연 정말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겠느냐”라고 걱정했다.

인공강우 실험 비용에 대해서는 “한번 내리는데 보통 한 1억 전후”라면서 “예산을 보면 그렇게 크게 투여되는 비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 센터장은 “중국이나 태국도 인공 강우로 인해서 미세먼지 저감 실험을 해 봤는데 효과는 발표를 안 하는 것 보니까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면서 다만 “이런 인공 강우 기술은 앞으로도 가뭄 극복이라든가 이런 데 이용하는 기술력이 될 걸로 보기 때문에 개발은 좀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쇼’는 여러 전문가들에게 문의해 본 결과 90%가 의견이 비슷했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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