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권 ‘눈치싸움’ 치열…김병준 출마설 모두 ‘견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3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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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자유한국당 전당 대회에 출마하는 당권주자들이 레이스에 시동을 걸면서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대 출마 저울질을 두고 당권주자들이 하나둘씩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김무성 전 대표와 홍준표 전 대표 등이 출마 가능성 등을 열어놓으면서 주자들 사이에 눈치싸움은 더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상수·김진태 의원 등 한국당 당권 주자들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북미 핵협상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열린 핵포럼 세미나에 일제히 참석했다.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세미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후보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오 전 시장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예상 가능하지 않은 행보”라고 김 위원장의 행보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비대위를 끝까지 책임지고 전당 대회가 무사하게 치러져서 한국당이 국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전당대회가 되도록 마무리를 잘하는 게 그분의 제1의 소임”이라며 “어떤 생각 때문에 그런 판단을 했는지 믿기지 않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이어 “그 분의 진위를 파악 못해서 뉴스만 본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제 의견을 말하는 건 섣부른 것 같다”면서도 “오늘 중 진위를 파악해보겠다. 왜 그런 상식에 맞지 않는 판단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황 전 총리가 연일 보수색채가 짙은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의 원칙은 보수대통합이 돼야 한다”며 “보수우파 가치를 신봉하는 분들, 다음 정권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하는 국민 입장에선 일단 한국당이 당내 통합을 이룬 다음 외연을 확장해서 내년 총선에서 분열되지 않은 상태로 선거를 치러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이 비슷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황 전 총리는 김 위원장의 출마설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들려서 잘 보고 있다”면서 “본인이 지혜롭게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황 전 총리가 즉답을 피하면서도 지혜롭게 판단할 것을 당부한 점에서 사실상 거부감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안상수·김진태 의원의 출마선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나라가 잘 되길 위한 마음에서 노력하고 헌신하시겠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이날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진 안상수 의원은 김무성 의원·김병준 위원장의 출마설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어려운 당을 잘 관리했다. 저도 비대위 출범을 위해 최선을 다한 걸 보람을 느겼다”며 “다만 이번에 출마하는 게 흔히 말하는 대로 심판이 선수로 뛰는 걸, 관중들이 감동하겠나. 그런 차원에서 국민들은 공정하다고 생각할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또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향해 “몇몇 분들이 대권을 겨냥해서 (선거)운동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그런 분들이 출마해서 경쟁하게 되면 우리 당원과 국민들한테는 전당대회가 잘못하면 대통령 후보를 뽑는 걸로 오인해서 올바른 판단을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통령 생각이 있는 분들은 이번 출마를 자제 하고, 대표를 계속 할 의지가 있는 분들은 앞으로 있을 대통령 선거에는 우리 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표해 달라는 게 제 주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태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에게 ‘나오시라’ 이렇게 말했더니 지금 들썩들썩하는 것 같다. 이제는 김병준 위원장도 그런 모양인데 그 분도 나오시라고 했더니 정말 나올 모양인가 보다”라며 “말린다고 될 일도 아닌 것 같지만 축구 해설위원이 직접 선수로 뛰었을 때 제대로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인지 당원들이 판단할 것 같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전대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심재철 의원은 황 전 총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보수 대통합을 기치로 우파가 한데 뭉쳐야하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황 전 총리의 그간 보신주의에 가까운 침묵에 실망했던 보수 우파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 마땅히 진솔한 해명을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전 총리가 통진당 해산을 ‘업적’으로 내세운 데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의 처음과 끝을 함께 한 유일한 각료이며 2인자였던 황 전 총리는 모든 탓은 박 전 대통령에게 돌리고 공은 자기 몫으로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당대회 출마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주호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위원장의 전대 출마설에 대해 “보수대통합을 이루고, 한국당을 살릴 수 있는 비전과 열정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든 이번 전대에 출마하는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총리 등도 전대에 출마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다만 이번 전대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다음 대통령 선거에 절대 나오지 않겠다는 서약을 당원과 국민들 앞에 해야 한다”며 “대선주자가 당대표가 되면 다른 대선주자들과의 갈등과 분열이 당내에서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 겨우 당이 좀 잠잠해져 미래에 대한 희망의 싹이 보이고 있는데 그것마저 무참하게 죽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은 자신의 전대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 이후 전대 불출마 뜻은 여전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묻지 말라”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제가 누누이 이야기한 화합과 통합의 전대가 돼야 하는데 단일 지도체재가 채택돼 이전투구로 갈 것으로 많이 걱정된다”고 했다. 당내 통합을 위해 전대 후보로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위기가 오면 나서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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