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병대 대학 동기 “구속영장 기각해달라”…2번째 탄원서 제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3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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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 전 대법관. 동아일보 DB
박병대 전 대법관. 동아일보 DB
박병대 전 대법관(62·12기)의 대학 동기들이 박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해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또 다시 제출한 사실이 23일 확인됐다.

박 전 대법관은 재판 개입 및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돼 이날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법관의 서울대 법대 76학번 동기 62명은 21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재판부에 ‘법대 동기들이 거듭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법제처장 출신인 이재원 변호사,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황덕남 변호사, 이용훈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지낸 김종훈 변호사 등이 탄원서 서명에 참가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박 전 대법관이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우리 법대 친구들은 가슴이 답답해왔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종잡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법원행정처장으로 법원을 위해 애썼다고 모두가 칭송하던 그가 하루아침에 범죄인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런 괴이한 현상을 막을 사람은 언론인도 정치인도 인권운동가도 아니다. 법의 최종적 판단자인 법관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재판장님도 판사로 살아오시면서 과연 재판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았던 적이 있으셨냐. 박 전 대법관은 증거인멸의 염려도, 도망갈 염려도 없다는 것을 재판장님이 누구보다 더 잘 아실 것이다”고 했다. “유무죄가 불분명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굳이 유례가 없는 재판 거래라는 법조사회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죄명으로 그를 구속하는 것은 ‘법의 존엄성’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흑역사가 될 것”이라고 끝맺었다.

박 전 대법관의 서울대 법대 76학번 동기들은 지난해 12월 6일 열린 박 전 대법관의 첫 번째 영장실심사 때도 영장전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첫 번째 탄원서 제출 때는 59명이 참가했는데 두 번째 탄원서 제출 땐 3명이 늘어나 62명이 참가했다. 당시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박 전 대법관의 영장을 기각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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