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양승태 구속여부? 난 부정적…법원 내부에 영향 받는 사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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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3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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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승태 전 대법원장(동아일보)
사진=양승태 전 대법원장(동아일보)
사법부 최고 수장이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3일 열린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 그러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구속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변호사 출신 박주민 최고위원은 23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가능성에 대해 “저는 사실 좀 부정적으로 보는 편”이라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전에 대법관 두 명(고영한, 박병대)에 대해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그때도 적어도 한 명은 영장이 발부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는데 예상을 깨고 두 명 다 영장이 기각됐다”라며 “그것은 아직도 법원 내부에서 전직 대법관급에 대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물며 전 대법원장에 대해 과연 편안하게 심리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냐, 그 부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직접적인 물증을 확보했기 때문에 구속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라는 말에는 “스모킹건이라고 검찰이 평하기도 하고 언론이 평하기도 하는 증거 세 가지가 확보됐다, 이렇게 얘기가 되고 있지 않나. 저는 사실 거기에 기대를 거는 편”이라면서도 “구속에 있어선 범죄혐의라든지 또는 범죄혐의에 대한 입증정도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정도 판사가 재량껏 판단하게 돼 있어서 그래서 제가 부정적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영장 발부 시 파장은?’이라는 질문에는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 포토라인을 사실상 무력화 시킨 거 아닌가. 그러고 났더니 이제 고위법관이 공개적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대해서 문제제기하고 그런 흐름들이 있었다”라며 “그 전에도 고위법관들 중에서는 사법농단 수사에 대해서 불만이 많아서 공개적으로 이러저러한 의견을 표시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 분들이 이제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법원 내부가 소란스러워질 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이달 11일 검찰 포토라인이 아닌 대법원 앞에서 대국민 입장을 밝혀 ‘검찰 포토라인 패싱’이라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 김앤장 독대 문건 ▲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서 ▲ 이규진 수첩 등 3가지 물증을 중심으로 영장심사 재판부에 양 전 대법원장의 신병 확보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으로 불리는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서에는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브이(v) 표시를 하며 특정 판사에 대한 불이익을 승인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양형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면서 작성한 수첩도 손에 넣었다. 이 수첩에 표시된 ‘大’자가 양 전 대법원장이 지시한 사항을 의미한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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