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들 울산 아파트,9개월째 ‘입주 지연’…“하자 5만건” VS “악의적 민원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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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2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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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보자들 갈무리
사진=제보자들 갈무리
지난해 4월 준공 예정이던 신축 아파트에 9개월째 입주하지 못하고 있는 울산 시민들의 사연이 공개됐다.

21일 방송한 KBS2 ‘제보자들’에서는 준공 예정일이 지난해 4월인 울산 남구의 한 신축 아파트에 올 1월 현재까지 입주하지 못하고 있는 입주 예정자들의 사연이 그려졌다.

방송에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시공사의 부실공사 등의 이유로 입주가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진행된 사전 검검 당시 찍은 영상을 공개하며 외벽 마감재 오시공, 옥상 방수, 지하주차장 누수 등 아파트에 하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자 대표 위원회 회장은 “사전 점검 당시 하자가 가구당 100건 정도 됐다. 그래서 아파트 전 세대의 총 하자가 5만 건 정도 나왔다”며 애초에 설계 계획과 다르게 시공된 부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한 예비 입주자는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울산 호수공원 선분양 제도의 유례없는 피해사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올해 4월 말부터 입주 예정이었지만, 입주가 언제 가능 한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입주자들은 평생 모은 돈으로 아파트을 구입하여 행복한 나날을 보내야 마땅한 시점에 아파트 (시공사 측)으로 인해 크나 큰 재산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입주 지연 7개월(현 9개월)이 지나도록 공사를 끝내지 못하는 건설사가 어디 있단 말이냐”며 “입주가 지연되는 바람에 우리 입주민들은 수개월째 원룸·고시텔·처가·본가 길거리에 내몰리고 있으며, 짐들은 컨테이너에 넣어두어 수개월째 방치돼 곰팡이로 인해 다시 사용조차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상은 시공사 측에서 하도급 업체에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 하도급 업체에서도 인부들에게 임금체불이 되었다는 기사를 몇 번씩이나 접했다”며 “결국 돈이 없어 현 시점까지도 공사가 마무리 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공사 측은 인근 주민들의 악의적인 민원으로 인해 입주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공사 측은 ‘제보자들’과 인터뷰에서 “(아파트가 지어진) 이 지역이 암반 지역이었다”며 “공사를 해서 암반을 채석하고 발파는 과정에서 주변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겨울에 강추위 때문에 타워크레인이 쓰러지고 이런 부분이 있어서 입주 지연이 발생이 됐다. 대한민국의 어떤 건설사가 건설하든, 아파트를 짓든, 입주 기일 그 날짜에 (입주)할 수 있는 공사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정률은 100%다. 지금 A/S와 잔손 보기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공이 마무리됐는데 왜 입주자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이냐’는 물음엔 사전 점검 당시 입주예정자들이 문제를 일으켰다는 주장과 함께 관련 영상을 제시했다.

시공사 측은 “(저희 직원) 두 사람이 (입주 예정자들한테) 둘러싸여서 감금 상태로 있었다”며 “(2018년) 7월 8일 입주자 점검 둘째 날에 일부 강성 입주자들이 와서 입주자 점검을 정상적으로 진행 못 하게 직원들을 방해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사전 점검 당시 세대 내부를 일부러 파손했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측은 “사전 점검에 불만을 가진 입주자들이 아파트 내부를 어떻게 만들어 놨느냐. 왜 (세대 내부를) 안 보여주느냐. 동전으로 가구에 ‘찍’ 그으면 한 면만 교체하는 게 아니라 한 짝을 다 교체해야 한다. (잘못된 시공이 아니라 입주 예정자들이) 고의적으로 그렇게 한 거다. 유리를 (파손한 세대가) 45세대다. 또 전등 기구를 손으로 잡아당겨서 전구 하나만 깨트리면 다시 바꿔야 한다. 이건 300세대를 더 바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사전 점검하는 당일 날, 무슨 악한 심정이 있어서 저희가 들어가서 살 집인데 그걸 왜 깨겠느냐. 그건 그쪽에서 하는 말”이라며 “저희는 그쪽(시공사)에서 파손했다고, 자기들이 잘못했다고, 고쳐놓겠다고, 적어놓은 게 다 있다”고 반박했다.

감금을 주장하는 영상에 대해선 “그게 어떻게 불법 감금이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통로가 다 열려있는데”라며 황당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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