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앞 1인시위’ 경찰, 퇴직후 로스쿨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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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입고 파격시위 홍성환 前경감
수뇌부 불법시위 배상청구 포기에 “불법과 타협 NO” 팻말 들어
“변호사 되면 경찰관련 이슈 다룰것”

홍성환 전 경감이 현직에 있던 지난해 9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정문 앞에서 정복을 입고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동아일보DB
홍성환 전 경감이 현직에 있던 지난해 9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정문 앞에서 정복을 입고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동아일보DB
불법 시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 청구를 사실상 포기한 경찰 조직을 비판하며 경찰청 앞에서 정복을 입고 1인 시위를 벌였던 홍성환 경감(30·경찰대 28기)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경찰을 떠나 로스쿨에 진학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불법 시위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찰 수뇌부에 대한 내부 불만을 파격적인 1인 시위로 대변했던 청년경찰은 다음 달부터 서울의 한 로스쿨에서 변호사에 도전한다.

홍 전 경감은 지난해 9월 13일 현직 경찰 신분으로 경찰청 앞에서 ‘불법과 타협한 경찰청 NO’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됐다. 경찰이 2015년 4월 세월호 추모집회 당시 집회 참가자들의 폭력행위로 파손된 경찰버스와 장비 등 7780만 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했던 소송을 3년여 만에 강제조정 형식으로 배상 없이 마무리한 것을 비판하는 1인 시위였다.

홍 전 경감은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1인 시위를 한 뒤 사흘 만에 긴장된 마음으로 출근하던 날을 떠올렸다. 당시 동대문경찰서 용신지구대 동료들은 ‘나이 어린 팀장이 소신 있게 할 말 했다’며 격려를 해줬다.

시민들은 지구대를 직접 찾아와 홍 전 경감에게 꽃바구니와 손편지 등을 건넸다.

홍 전 경감은 “1인 시위를 했다고 불이익을 받은 건 전혀 없었다”며 “로스쿨에 진학한 건 전문성과 경험을 더 쌓고 싶다는 개인적 고민의 결과”라고 말했다. 홍 전 경감은 혹시라도 ‘로스쿨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 쓰려고 1인 시위했느냐’는 비판이 있을까 봐 입시 과정에서 경찰이란 사실조차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더 많은 경험과 공부를 하고 변호사가 되면 경찰 관련 이슈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홍성환 경감#불법시위 배상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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