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한화 지성준 “최재훈 형과 경쟁? 나는 계속 따라가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1일 06시 30분


한화 이글스 포수 지성준은 2018시즌을 통해 1군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그의 2019시즌 목표는 수비를 가다듬고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포수 지성준은 2018시즌을 통해 1군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그의 2019시즌 목표는 수비를 가다듬고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스포츠동아DB
탄탄해진 안방은 한화 이글스가 2018시즌 가을야구에 진출한 비결 중 하나였다. 늘 취약 포지션으로 꼽혔던 포수진이 달라진 효과는 실로 엄청났다.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양의지(32·NC 다이노스) 영입전에서 철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7시즌부터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최재훈(30)과 데뷔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묵묵히 뒤를 받친 지성준(25)이 그 주인공이다. 팀의 1·2번 포수인 이들이 2018시즌을 치르며 단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다는 것은 전력 구성상 굉장히 의미가 크다.

특히 지성준은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가치를 한껏 높였다. 표면적인 역할은 백업 포수였지만, 84경기(48선발)에서 433이닝 동안 투수들을 이끌며 최재훈의 체력 부담을 덜어줬다. 공격에서도 타율 0.275(207타수57안타), 7홈런, 29타점의 성적을 거두며 힘을 보탰다. 결승타도 5차례나 기록하며 해결사 기질을 뽐냈다. 꾸준한 활약을 펼친 덕분에 믿고 쓸 수 있는 자원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화 한용덕 감독도 “(지성준이) 기량과 멘탈(정신력) 모두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2019시즌은 지성준에게 또 다른 도전이다. 2018시즌의 퍼포먼스가 ‘반짝 활약’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해 11월25일 끝난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쉴 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화 강인권 배터리코치와 함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아직 재훈이 형을 따라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내게도 재훈이 형과 같은 안정감이 필요하다. 2018시즌은 내게 과분했다”고 냉정하게 돌아봤다. 단순한 경쟁보다는, 팀에 보탬이 되는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 “다 부족했던 2018시즌, 솔직히 내게 과분했다”

-과거와는 다른 입지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마음가짐의 변화가 있다면.


“부족한 부분을 확실히 알게 됐으니 보완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2018시즌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무작정 플레이를 했다면, 이제는 뭔가를 준비하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꾸준히 보완해야 할 점들을 지금도 찾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부족했다고 느꼈나.

“포구와 블로킹, 송구동작까지 다 부족했다. 원하는 동작이 잘 안 나오기도 했다. 한마디로 포수로서 기본기가 부족했다는 얘기다. 강인권 코치님께서도 ‘기본도 기본이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그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포구와 블로킹을 할 때 정확한 자세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실전에서도 좋은 자세가 나온다.”

-2018시즌을 돌아보면 어땠나.

“솔직히 내게는 과분했다. 풀타임으로 1군에서 뛸 줄도 몰랐다. 물론 생각보다는 좋은 성적이 나왔는데, 묘한 느낌이 든다. 2018시즌 목표가 ‘아프지 않고 최대한 오래 1군에서 버티는 것’이었는데, 그 이상의 성적이 나왔다. 2019시즌에는 더 착실히 준비해서 초반부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한화 지성준. 스포츠동아DB
한화 지성준. 스포츠동아DB

● “아직 경쟁이라고 말할 단계 아냐”

-선배 최재훈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경쟁이라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 나는 계속 따라가고 있는 과정이다. 경쟁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 메워주고 있으니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 (최)재훈이 형은 프레이밍과 블로킹이 안정적이라 투수들에게 믿음을 준다. 내게도 그런 안정감이 필요하다. 재훈이 형의 수비는 정말 좋다. 나도 내 기량에 맞게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공격력을 살려서 필요할 때 힘을 보태고 싶다.”

-1군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본인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듯하다.

“시즌을 치르면서 많이 배웠다. ‘1군은 이런 곳이구나’라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 풀타임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정말 많다. 가을야구도 해봤다. 1군을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한화 지성준. 스포츠동아DB
한화 지성준. 스포츠동아DB

● 지성준의 다짐 “무조건 업그레이드”

-포수는 경험이 정말 중요한 포지션이다. 야구 철학에도 변화가 있나.


“과거에는 투수 위주로 볼배합을 했는데, 생각해보니 가끔씩은 내 생각을 어필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타자들의 반응도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아직 확실히 정립된 철학은 없지만, 투수 리드에 대해선 더 경험을 쌓아야 할 것 같다. 2018시즌 초반에 비하면 확실히 좋아졌다고 느끼지만, 어디 가서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성공적인 2019시즌을 보내기 위한 키워드를 꼽아 달라.

“수비다. 타격은 크게 흐트러지지만 않으면 된다. 포수는 수비가 최우선이다. 2018시즌 초반에 아쉬웠던 부분도 바로 수비다. 이제는 지나간 일에 대해 아쉬움만 삼키기보다 고비를 극복해서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무조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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