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비핵화 담판…南·北·美 스톡홀름 접촉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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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0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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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중요 고비…2차 北美 정상회담 안건 세부 논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2019.010.20./뉴스1© News1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2019.010.20./뉴스1© News1
남북과 미국이 스웨덴에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의 중요 분기점이 될 3박 4일 협상에 돌입했다.

북미 양자는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의 휴양 시설에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부터 양자 회담에 돌입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회담 대표로 나섰다.

이번 북미 회담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워싱턴 북미 고위급 회담에 이은 북미 실무급 접촉이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큰 틀에서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개최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면, 최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의 회담은 정상회담의 세부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부 안건은 곧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이뤄질 ‘딜’을 위한 협상 카드를 주고받는 것이다.

북미는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이미 폐기된 풍계리 핵실험장의 사찰,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 시설의 폐기 등을 북한이 취해야 할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로 놓고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본격적인 제재 완화보다 종전선언 논의의 개시,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추진 등을 이번 회담에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미 관계 개선 조치 이행을 위한 차원에서다.

북미는 스톡홀름에서 50km 정도 떨어진 휴양지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회담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통제가 원활한 곳으로 알려졌으며 북미 대표단은 오는 22일까지 이곳에 머물며 담판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실무 회담 타결의 전망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상태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워싱턴 행보에서 일단 북미가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면담한 것은 실무 회담 타결 전망에 있어 ‘긍정적 시그널’이다.

당초 스웨덴 방문 여부가 불투명했던 비건 특별대표가 최 부상과의 회담에 응해 나온 것 역시 북미가 꾸준히 대화의 진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흔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김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개최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 대북 제재 완화를 원하는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가 여전한 것으로 보이는 점은 실무 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부분이다.

이 같은 점에서 우리 측의 ‘중재자’로서의 역할 여부가 주목된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이끄는 우리 측 대표단도 머물고 있다. 대표단은 사실상 남북미 3자 회담 추진을 위해 스웨덴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 대표단의 역할은 북미 정상회담 안건에 대북 제재 완화 카드를 끼워 넣는 것이다.

관건은 완화의 수준이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의 재개가 가능한 수준까지 제재 완화 논의가 진척될지는 북한의 ‘구체적 조치’의 수준과 미국의 입장 전환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남북 정상이 신년사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은 개성 및 금강산 사업과 지난해 진행된 남북 철도·도로 협력 사업 등 남북 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서라도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을 설득해 전향적인 ‘비핵화 구체적 조치’를 끌어내는 것 역시 우리 측의 역할 중 하나다. 이도훈 본부장은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열리는 북미 회담의 ‘사이사이’에 북미 양자와 접촉하거나 아예 3자 회담을 추진해 관련 논의의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미 간 회담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21일 저녁 늦게나 22일 새벽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남북미 담판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북미는 곧바로 2월 말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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