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동자 대회…“대통령, 용균이가 일한 곳 가달라”

고(故) 김용균(24)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가 19일 열렸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만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집회엔 전날 서울 광진구 구의역을 출발해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한 ‘비정규직 100인대표단’ 등도 합류했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공동대표는 “한국사회의 젊은이들이 그렇게 가고자 선망하는 공기업에 그렇게 열악한 일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정부가 비정규직을 마음대로 쓰게 했기 때문에 김씨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참을 수 없다는 분노의 심정으로 이제는 이 구조를 끝장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와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쉽지 않다. 단순 산재 사고니 그냥 여기서 끝내라는 세력에 맞써 우리 싸움들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3시3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제5차 고 김용균 범국민 추모제’가 진행됐다.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연단에 올라 “회사를 잘못 들어가게 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모도 모르고 아이도 모른다. 아이는 부모가 걱정할까봐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주지 않는다”며 “그래서 이런 일이 생겼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우리 아들 용균이가 일했던 곳을 가주시길 요청드린다”며 “그러고 나서 저를 만나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어 “나라와 기업이 한통속으로 비정규직을 만들었고 그로 말미암아 우리 인권을 빼앗고 짓밟으며 억눌렀다”며 “비정규직을 막지 못해서 서민의 눈에선 눈물이 마를 새가 없이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께 전하고 싶다. 죽기 전에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의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서 용균이와 저희(부모)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고 싶다”며 “제가 죽어서 남아있는 용균이 동료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죽어도 행복하게 죽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후 5시부터 전 차로를 이용해 청와대로 행진할 예정이다.

태안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전 3시20분께 하정협력업체 비정규직인 김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로 동료에게 발견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