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장벽 vs 新사회계약… 불평등 해결의 열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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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 그들/이안 브레머 지음·김고명 옮김/272쪽·1만7000원·더퀘스트

브렉시트는 출구(Exit)를 잃었다. 장벽 건설을 둘러싼 트럼프와 의회의 대결은 미국 최장기 셧다운을 몰고 왔다. 제2차 세계대전 전야의 불편한 기시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은 새로운 경계선을 그리고 ‘우리 대(對) 그들’의 구도를 선명하게 제시한다. ‘그들’은 부자, 외국인, 소수집단도, 때로 정치인, 은행가, 언론인도 될 수 있다.” 예전에는 유대인이 ‘그들’이었을 것이다.

이 포퓰리스트들을 욕하고 한탄하면 답이 나올까. 저명 칼럼니스트이자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회장인 저자는 이들이 나온 배경을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트럼프가 ‘우리 대 그들’의 구도를 만든 것이 아니라, 그 구도가 그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책은 신자유주의적 세계주의의 공헌과 한계를 함께 논한다. 경제와 시장은 발전했으나 일자리와 중산층은 사라지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더 심화될 것이다. 난민 증가로 문화적 정체성의 공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겪는 위기는 개발도상국에서 훨씬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장벽을 세울 것인가, 사회계약을 다시 작성할 것인가”라고 묻는다. 그가 원하는 답은 자명하다. 국가와 시민의 합의인 새로운 사회계약은 불평등의 적극적 해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만드는 교육, 자발적 프리랜서의 증가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개편 등을 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우리 대 그들#이안 브레머#브렉시트#포퓰리즘#신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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