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전 전국일주 무전여행 책으로 펴낸 전·현직 교장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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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8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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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고-경상대 사범대 동문, 대학 1학년때 59박60일간

“무전여행 경험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

전·현직 교장 3명이 44년 전, 대학 1학년 때 2개월간 전국을 무전여행한 경험을 책으로 출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젊은 날, 59박 60일의 전국일주 무전여행(이하 무전여행)’이란 제목의 책을 낸 주인공은 안명영(64) 전 진주 명신고 교장, 최진철(64) 전 하동 옥종고 교장, 다음달 퇴직하는 김동환(62) 경남과학교육원 원장이다.

이들은 모두 진주고등학교 동문이면서 경상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직에 몸을 담았다.

이들의 총 여정은 약 2109㎞로 약 5500리에 달한다. 여행에서 교통수단은 경운기와 소달구지를 비롯해 열차, 버스, 트럭, 군용차, 삼륜차, 여객선도 이용했다.

잠자리는 학교 숙직실, 새마을회관, 마을이장 집, 개인집, 친척집, 소개받은 집, 여인숙, 여관, 역 대합실, 근로자 합숙소, 독서실 등 다양했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기차로 이동할 때 차비 없이 타다가 잡힌 일화, 천안역 벤치에서 잘 때 행인이 밥을 사먹으라고 준 200원으로 소주 한 병과 뽀빠이 5개로 저녁끼니를 해결한 이야기 등을 적고 있다.

영주역 대합실에서 구정을 앞두고 승객들에게 술과 사과를 얻어먹고, 영주~안동 열차에서 낮잠을 자다 검표원에게 들켜 쫓겨나기도 했다.

3명이 60일간의 무전여행을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지만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안명영 전 교장은 무전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누나가 시집을 가서 집에 없었다. 김동환 원장은 진주의 형님 집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여행에서 돌아오니 이사를 가고 없었다.

최진철 전 교장은 해질 무렵 농촌에 있는 집을 찾아가니 온 식구가 마당에 나와 맞이하면서 울음바다가 됐다. 할머니는 장손이 걱정돼 점괘로 생사를 물어봤다고 한다.

안명영 전 교장은 하동군 옥종면 출신으로 경남과학고·함양고 교사를 거쳐 경남교육청 장학관·하동고 교장을 역임하고 진주 명신고 교장으로 퇴직했다.

최진철 전 교장은 사천 출신으로 진주고, 명신고, 경남과학고 교사를 거쳐 경남교육청 장학사, 옥종고 교장으로 40여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했다.

김동환 원장은 산청군에서 태어나 고시공부를 하다가 법학박사를 마친 후 창원대 강단에 서기도 했다. 창원과학고 교장·경남교육청·명지여고 교장 등을 거쳐 오는 2월말 경남과학교육원장을 끝으로 40년6개월의 교직생활 마감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탈고를 앞두고 44년 전 갔던 길을 다시 찾아나서는 제2의 추억여행도 다녀왔다.

이들은 “무전여행의 경험은 실제 세상을 사는데 많은 힘이 되었던 것 같다”며 “아무리 힘들고 불가능하다고 느껴지는 일도 꼭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무전여행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환 원장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1200권을 경남도 내 학교와 도서관등에 기증할 계획”이라며 “어려움을 경험 해본다는 게 제일 좋은 교육”이라고 말했다.

(부산ㆍ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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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 무전여행’ 책 표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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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여행 당시 서울 어린이 대공원앞에서 찍은 사진(사진왼쪽부터 안명영,최진철,김동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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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중 경남 남해에서 함께한 저자들(사진 왼쪽 부터 최진철,안명영,김동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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