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진선미 장관 “아이돌봄서비스, 휴게시간 없는 것은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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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8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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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형태 노동자 예외적용 가능한 법안 추진
출입기자단 만찬서 소회 밝혀 “스트레스로 탈모까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News1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News1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됐던 아이돌봄서비스 휴게시간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와 논의한 결과 중간에 쉬는 시간이 없으면 불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들었다”며 “특별한 형태의 노동을 하는 분들은 예외적용 가능한 법안이 올라가 있는데, 그것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17일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최근 발생했던 스포츠계의 성폭력 사태와 아이돌보미 정책 등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전했다.

진 장관은 아이돌봄서비스 대란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아이돌봄서비스는 올해 비용이 지난해 시간당 7800원에서 24% 오른 9650원이 됐고, 주52시간 도입으로 3~4시간마다 돌보미를 바꾸는 ‘쪼개기 이용’ 등으로 인해 논란이 일었다. 또 휴게시간 도입으로 아이를 돌보던 중 1시간씩 중간에 돌보미가 쉬어야 하는 경우가 생겨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아이돌보미는 오해가 있다”라며 “휴게시간은 모든 노동자의 권리이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불법이다. 그것이 올해부터 시작된 것이고, 고용노동부에서 휴게시간 없는 것은 불법이라는 유권해석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휴게시간 대신 수당을 달라고 하는데, 근원적 해결은 아니다. 가사노동자들과 같은 특별한 형태의 노동하는 분들은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올라가 있다. 그것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장에서 혼선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하는 진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위안부 연구소와 관련해 인권진흥원 산하 기관이 맞는지에 대한 잡음이 있었는데.

▶우리가 관련 문제를 좌시하거나, 한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아니다. 열심히 중재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다행스럽게도 10년 동안 노력해서 공익법인이 됐고, 그것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 피해자 관련 사업을 재구조화하려고 한다. 공익법인이 되면 독립성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3·1운동 100주년 맞아 큰 그림 그리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어느 정도 진척이 됐는지.

▶예산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위안부 연구소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등을 놓고 고민 중이다. TF를 꾸려서 문제를 전면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인권진흥원과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서 해보려고 한다.

-취임이후 현장을 많이 다녔는데 소회와 기억나는 사건을 꼽아본다면.

▶너무 많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제가 건강한 사람인데 운동을 한 번도 제대로 못했다. 너무 많은 일이 생기니 쉽지 않더라. 탈모도 진행되려 한다. 책임감, 무게감이 실감난다. 한편으로는 의욕이 생긴다. 뭔가 만들어내고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행정부라는 것을 굉장히 실감하게 된다. 하루빨리 탈모가 없어지길 바란다.

기억나는 상황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뵀는데 저마다 반응이 다르다. 본인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원 받는 것을 감사해하고 박수쳐주고, 응원해주신다. 그런 것을 보면 가끔 서럽기도 하다. 우리가 정말 나라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대 미혼모나 싱글대디 등을 보면 자극 받는 부분이 있다.

제일 고통스러운 것은 지금 체육계 문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 10대 아이들을 노예처럼(다뤘다)…. 야만적인 상황에 너무 부끄럽다. 성적 우선주의, 지상주의에 빠져서 10대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짐승도 그렇게 안 할 것이다. 이번에 문체부, 여가부, 교육부 3개 부처가 협의체를 꾸렸는데,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 많이 도와달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학생리더십 아카데미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 News1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학생리더십 아카데미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 News1
-여가부라는 명칭으로 인해 청소년, 남성 등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여가부는 구조적 개혁을 요구하는 수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 더욱더 구조적인 조직문화를 성평등, 민주적으로 개선하고 싶다. 성평등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

또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다시 청소년이다’라는 명칭을 만들고, 그 안에 모든 것을 담으려고 한다. 가족 안에 여성, 남성이 있고, 청소년 안에 여성, 남성이 있다. 차별적인 것은 어릴 때부터 개선해야 한다.

-아이돌보미 관련 정책이 대란 수준인데, 충분히 부작용들이 예상 가능했던 것이 아닌지.

▶아이돌보미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아이돌보미 하시는 분들과 고용하는 분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된 문제다. 아이돌보미들은 본인들의 노동자성이 올해 인정된 것이다. 휴게시간이라는 것은 근로기준법 안에 있다. 모든 노동자가 가져야 하고, 그것을 안 지키면 불법이다. 고용노동부와 상의했고, 휴게시간 없는 것은 불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아이들을 두고 쉬는 것이 가능하냐는 말이 나오는데, 특별한 형태의 노동을 하는 분들은 예외적용 가능한 법안이 지금 올라가 있다. 그것이 통과되는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아이돌보미 서비스 비용이 많이 올랐다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감사하게도 아이돌보미 사업 수요가 많아 확대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지원 기준을 만들어야 했다.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25%가 그분들에게는 1850원이다. 비용은 조정하려고 노력했지만 기준을 정하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일단 해보고 다양한 대처 방안들을 고민해보려고 한다.

-내년 총선이 있는데, 관련 계획은.
▶현재 아무 계획이 없다. 일부에서 제가 경력을 쌓아서 총선에 도움이 되려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유권자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 안한다. 오히려 지역주민들이 서울청사에 와서 (장관)사퇴하라고 시위도 했다. 지역구 관리를 안 할 수 없고, 경계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 현안들이 너무 많아서 내 머릿속에 현재 총선은 없다. 총선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하지만 지금은 장관에 충실하고 있다.

-여가부 명칭을 바꿀 계획은 없나.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 안이다. 변경에 대한 우려도 많이 있다. 장기적인 과제로 고민해보려고 한다.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됐으면 하는 것이 있나.

▶지난번에 18개가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고, 14개 법안이 올라가 있다. 사실 우리 부처와 관련된 것은 아닌데, 사립학교법이 꼭 통과됐으면 한다. 또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서 변형카메라를 금지하는 것 등이 통과되길 바란다. 세상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 인식할 수 있는 그런 법들이 통과됐으면 좋겠다.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거나 관련 규정을 개정할 생각은 없나.

▶‘에라 모르겠다’ 내려놓고 싶은 유혹도 느끼지만 셧다운이라는 것이 밤 12시부터 오전 6시다. 미성년도 중학생 16세까지 해당되고, 고등학생은 다 할 수 있다. 중학생이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욕 덜 먹고 좋지 않을까 하는 유혹이 있지만 그러면 안 될 것 같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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