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상 문제”…남양유업, ‘곰팡이 주스’ 사과에도 여론 냉랭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월 17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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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냠양유업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냠양유업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남양유업이 최근 발생한 ‘곰팡이 주스’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16일 오후 자사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아이꼬야 우리아이주스 레드비트와 사과’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되었다는 클레임으로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내·외부 전문기관의 조사결과 해당 제품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종이캔에 담은 제품으로 택배로 배송되는 운송 과정 중 충격에 의해 핀홀(미세한 구멍)이 생성되어 외부공기가 유입, 곰팡이가 발생된 사안”이라며 “제조과정이 아닌 배송상의 문제로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 남양의 아기전문 브랜드인만큼 아기가 먹을 때까지 끝까지 책임진다는 소명감으로 친환경 종이캔의 특성까지 반영한 배송상의 재포장 과정을 추가로 보완하여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냠양유업 홈페이지 사과문
사진=냠양유업 홈페이지 사과문

그럼에도 일부 누리꾼은 싸늘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남양유업 측이 사과문 중 ‘제조과정이 아닌 배송상의 문제로 확인되었다’는 문구에 빨간색 밑줄을 쳐 강조한 것을 지적했다. 그는 “밑줄은 뭐냐. 유통 탓이라고 하는 것이냐 뭐냐”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말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먹는 음료인데 포장이 불투명해서 모르고 먹을 수도 있는 문제다. 배송상의 문제라고 하면 그냥 먹지 말란 소리냐. 너무 끔찍하고 소름끼친다”라고 말했다.

진정성이 부족한 것 같다는 비판도 나왔다. 해당 사과문이 게재되기 약 3시간 전 ‘아이꼬야’ 제품을 홍보하는 게시물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홍보 게시물에는 “문제 제품을 버젓이 광고하며 이벤트를 하다니” “좀 시간을 두고 하지” “이런 식으로 대처하면 안 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남양유업 측은 댓글을 통해 “좀 더 어머님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콘텐츠를 올리는 시점을 살폈어야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저희가 새겨 듣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제주뿐만 아니라 유통, 배송 관리까지 좀 더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한편, 14일 오후 7시경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카페에는 ‘아이꼬야 주스 먹이다 기절할 뻔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10개월 된 아기에게 주려고 (아이꼬야)주스를 꺼냈다. 애가 장난치다 빨대가 빠졌는데 뭐가 얼룩덜룩했다”며 “아차 싶은 생각에 (주스를) 컵에 붓고 안을 들여다봤다가 기절할 뻔했다. 곰팡이 주스를 먹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남양 직원 앞에서 제품을 열었다. 아기가 먹은 건 끔찍했고, 큰애가 먹은 거에도 덩어리 하나가 있었다. 큰애라고 해도 만 4세도 안 된 아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간혹 유통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데 ‘이런 문제가 있는 걸 알고도 유통 하는 것인지’, ‘문제를 개선해서 유통해야 할 것 아닌지’, ‘애가 아프면 어떻게 책임질지’ 등을 내일 상세히 알려주고 아줌마 말고 팀장한테 전화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해당 게시글에 주스 캔 안에 곰팡이 덩어리가 들어 있고, 컵에 부은 주스 위로 곰팡이가 떠다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올렸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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