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수비’ 김민재가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17일 0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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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는 아니라고 했지만 ‘골 넣는 수비수’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만 하다.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 김민재(23·전북 현대)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황의조(27·감바 오사카)와 팀 내 득점 공동 1위에 나섰다. 12일 조별리그 C조 2차전 키르기스스탄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김민재는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최종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6분 세트피스(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A매치 데뷔 골에 이어 2경기 연속 골까지 터트리며 공수에 걸쳐 맹활약하는 그의 골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많다.

●두 골에 모두 기여한 황의조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지만 황의조의 얘기가 김민재가 골을 넣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김민재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황)의조형이 ‘자리를 바꾸자’라고 할 때마다 이상하게도 골이 나오고 있다”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둘은 세트피스에 가담하면 사전에 약속한대로 자리를 잡은 뒤 킥을 할 때 정해진 순서대로 움직인다. 그런데 김민재가 골을 넣을 때마다 황의조는 공격에 가담한 김민재에게 정해진 자리를 바꾸자고 말했단다. 황의조의 조언에 대로 자리를 바꾸면 이상하게도 볼이 김민재를 향했다. 그는 2번 모두 헤딩슛으로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진담으로 바뀌어가는 농담

김민재는 “이번 대회에 들어와서 형들에게 농담처럼 ‘제가 3골만 넣을 게요’라고 말하고 다녔다. 수비수인데다 원래 골을 잘 넣는 편도 아니라고 많이 생각하고 한 얘기가 아닌데 계속 골이 나오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움직이다 보니 골이 터지는 것 같다”고 나름의 비결을 밝혔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그는 3경기를 치른 현재 벌써 2골을 터트렸다. 그의 농담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아부다비(UAE)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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