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아솔 “UFC? 로드FC 자체로 이미 국위선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17일 05시 30분


자신의 이름을 딴 큰 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변함없이 침착하면서도 남다른 자신감을 과시했다.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이 16일 서울 강남 로드FC 압구정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자신의 이름을 딴 큰 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변함없이 침착하면서도 남다른 자신감을 과시했다.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이 16일 서울 강남 로드FC 압구정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국내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로드FC가 2017년부터 기획한 ‘100만 달러 토너먼트’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로드 투 아솔(Road to A-SOL)’이다. 말 그대로 ‘아솔에게 가는 길’이라는 뜻. 올해 5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 중심에는 현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33·팀 코리아 MMA)이 있다.

권아솔은 2006년 케이블 채널의 한 격투기 서바이벌 쇼를 통해 종합격투기 무대에 입성했다. Spirit MC, K-1 Hero‘s, Deep 등 여러 국내·외 단체에서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며 일본 단체 Heat의 웰터급 챔피언에도 올랐던 인물이다. 군 제대 후에는 로드FC와 계약, 2014년 쿠메 타카스케(일본)전에서 현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다. 격투기 인생 내내 벨트와 깊은 인연을 유지한 진정한 실력자다.

그러나 ‘권아솔’이라는 이름 석자를 대면 가장 먼저 따라오는 말들은 ‘트래쉬 토커’, ‘빅마우스’, ‘관심병’ 등 여러 부정적인 말들이다. 챔피언에 오른 이후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그의 거침없는 발언이 국내 격투기 팬들의 수많은 비난 글로 이어진지 오래다.

본래 가지고 있던 격투 실력이 자신의 ‘입’에 묻히는 상황. 스스로 아쉬움이 클 법도 하지만 권아솔 본인은 정작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며 덤덤한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종합격투기에서는 챔피언의 발언도 컨텐츠다. 또 그에 따른 비난도 격투기 팬들의 관심이다”고 말한다.

‘멘탈’에서는 그야말로 타고난 맷집의 소유자. 타이틀 방어전을 4개월 정도 남긴 상황에서 그가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체육관을 찾았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의 격투 인생과 세간의 관심에 대해 16일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 “주 6일 운동, 본격적인 대회 준비 돌입”

-타이틀 방어전이 눈앞에 다가왔다. 준비는 잘되고 있나.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운동을 한다. 도전자로 예정된 선수들은 모두 외국인들이다. 체형도 크고, 힘도 모두 장사들이다. 힘을 기르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인 훈련 계획도 세워져 있는 것인가.

“물론이다. 5개월짜리 프로그램에 들어간 상태다. 1~2월은 웨이트트레이닝 위주의 훈련, 3월부터는 서킷 트레이닝을 포함해 체력훈련에 돌입한다. 이후에는 정해진 도전자를 놓고 맞춤식 훈련에 임할 계획이다.”

-타이틀 방어까지 공백기가 길다.


“선수들은 보통 경기를 준비하는데 많이 걸리면 3개월, 적으면 한 달 정도를 투자한다. 1년에 한 경기를 뛴다 하면 보통 8개월 정도는 온전히 기본기를 연습하는 시간이다. 나는 공백기에도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본다.”

로드FC 권아솔.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로드FC 권아솔.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라이트급? 로드FC 자체를 대표한다는 마음”

-예정된 도전자들의 수준이 상당하다.


“솔직히 난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싸우는 게 아니다. 로드FC라는 단체를 대표해 싸우는 것이다. 세계 여러 단체에서 벨트를 딴 선수들과 싸우는 것 아닌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전 세계에 ‘로드FC’라는 단체를 알릴 기회다. 그게 이번 대회 내 몫이다.”

-로드FC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 것 같다.


“팬들은 해외단체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만 오직 관심을 쏟는다. UFC 같은 단체에서 뛰는 선수들만 대단한 것이고, 그 속에서 뛰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위선양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다르다 하면?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타국의 선수가 진정 국위선양을 하는 것인가? 아니다. 그 리그 자체가 그 나라에 국위선양인 것이다. 로드FC는 불모지였던 국내 격투기 시장에 한 획을 그은 단체다. 그 자체가 이미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단체의 챔피언이다.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있다.”

-해외 도전에는 전혀 생각이 없다고 봐야 하나?

“억지로 진출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로드FC에서 진정한 챔피언으로 인정받고 그들이 관심을 가진다면 모를까. 아시아선수들이 ‘가짜’로 전적을 쌓아 UFC에 가는 것처럼 그런 길을 밟고 싶지는 않다.”

로드FC 권아솔.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로드FC 권아솔.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악플? 맞는 말은 새겨듣는다.”

-본인 발언에 여러 큰 비난이 따르는 걸 알고 있나.

“물론이다. 그런데 내가 악플에 크게 신경 쓰는 타입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악플도 무조건 거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읽다보면 나에 대해 올바른 비판을 해주는 글들이 꽤 많다. 그런 것들은 새겨듣는다.”

-본인의 격투 실력이 ‘인정을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나.


“30게임을 넘게 치렀지만 내게는 ‘10패’라는 숫자가 있다. 팬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 결과는 당연히 내 몫이다. 팬들은 그 숫자를 보고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비난도 관심이 있어야 해준다.(웃음)”

● 권아솔은?

▲ 생년월일=1986년 8월 22일생 ▲ 신체조건=신장 177㎝·체중 85㎏ ▲ 체급=-70㎏ 라이트급 ▲ 전적=31전 21승 10패 ▲ 주요경력=현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2014년~) ▲ 챔피언 방어=1차 방어 (vs 이광희), 2차 방어 (vs 사사키 신지)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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