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 “동네 전체 문화재 지정 나도 의아 …난 재산 증식 바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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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6일 0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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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전남 목포 지역 문화재 지정 정보를 이용해 조카 등 친인척에게 증여까지 해가며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 “저는 제 재산이 더 이상 증식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문화재단에 돈을 집어넣는다는 것은 다시는 거둘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손 의원이 전남 목포지역을 살리려고 주변에게 사라고 권유하고,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도 사고, 그런 거라는 말씀이냐’는 지적에 이같이 밝혔다.

손혜원 의원은 “남편이 산 게 아니고,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이라며 “(제가 목포에서) 박물관을 하려고 한 것은 한참 뒤다. 1년 뒤에 박물관 부지를 사려고 제가 재단에 사재를 털어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혜원 의원이 지난해 국회에서 목포 등 근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대책을 세워달라고 했다’는 김종진 전 문화재청장의 말에 대해선 “‘목포 등’”이라며 “‘군산과 익산까지 포함해서 일제 강점기의 건축물들이 남아 있는 곳이 보호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화재청에 제가 제안을 했다. 그래서 그분들이 나서서 아파트를 지으려고 했던 조선내화 건물을 근대 산업 유산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지정을 한 게 김종진 전 문화재청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나중에 그 거리를, 동네 전체를 문화재 지정을 했다고 해서 참으로 의아해했다”며 “(제가 주변에) 사라고 한 것은 ‘거기 있는 목조 주택들을 리모델링을 하면 문화적 가치가 있는 갤러리나, 카페나, 음식점이나, 이런 것들이 될 수 있겠다’고 해서 권유한 것이다. 제 말을 들은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제가 돈을 대준 제 조카 둘과 제 보좌관 한 명만이 그 얘기를 들은 것이다. 그리고 1년 뒤에 제가 재단에 돈을 넣어서 박물관을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청장에게 대책을 세워달라고 한 이유에 대해선 “조선내화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가치가 있는 큰 건물들이 영사관 이런 데 빼놓고는 다 버려져 있다”며 “저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문화재 구역 지정을 예상하셨느냐’는 물음엔 “전혀 아닌데 그게 잘못된 거라는 것”이라며 “제가 떳떳한데 왜 오해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겠나. 지금 우리 문화재 재단에서 박물관을 하려고 하는 곳에 부지를 확보하는 일은 아직도 계속되는 일이다. 그리고 거기는 문화거리, 문화재청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제 박물관이 있다. 그런데 아주 작아서 제가 목포를 다니고, 한 2년 정도를 지냈을 때 ‘이 지역에 아예 문화적 콘텐츠를, 조금 더 강한 콘텐츠를 넣어야 되겠다’, ‘내가 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제 재산이 더 이상 증식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 문화재단에 돈을 집어넣는다는 것은 다시는 거둘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단으로 되어 있는 건물이나 그 모든 자산은 제가 되돌려 가져올 수도 없다. 팔 수도 없고. 이게 어떻게 투기냐”며 “그걸 (국가라든지 지자체에) 기부한다는 것은 제가 벌써 10년 전부터 한 얘기다. 그걸 어떻게 제가 가져가겠냐”고 말했다.

앞서 SBS 뉴스8의 보도에 따르면 손혜원 의원의 조카와 측근들은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남 목포 한 구역에 밀집한 9채의 건물을 사들였다. 이후 이 일대는 지난해 8월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건물 값이 폭등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문화재로 지정된 지난해 8월 손혜원 의원은 문화재청을 담당하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였다. 매체는 “손 의원의 주변 사람들이 목포 거리가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대부분 그곳에 있는 건물을 여러 채 사들인 게 과연 적절했는지가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전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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