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지명제 접으면 아마 지원 끊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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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드래프트해야 리그 동반 성장”
KBO 신인선발제 개편 결론 못내

1차 지명 제도 유지냐, 전면 드래프트 재도입이냐. 15일 올해 처음 열린 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는 신인 지명 제도를 둘러싼 10개 구단 단장들의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각 구단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견은 5 대 5로 나뉜다. 서울 3팀(두산, 키움, LG)과 KIA, 롯데 등 5개 팀은 현행 1차 지명 제도를 유지하자는 쪽이다. 매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는 서울과 광주, 부산 등을 연고지로 갖고 있는 팀들이다.

반면 SK, 한화, 삼성, KT, NC 등 5개 지방 팀은 전력 평준화를 위해 전면 드래프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들어 아마 야구에서도 우수 선수들의 서울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이들 팀 연고지에서도 ‘특급 선수’들이 종종 나왔지만 최근에는 갈수록 대어급 신인이 줄고 있다.

2019년도 1차 지명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NC가 1차 지명으로 뽑은 박수현(용마고)은 계약금으로 1억 원을 받았다. 하지만 NC가 2차 1순위로 뽑은 송명기(장충고)는 1억6000만 원을 받았다. SK의 1차 지명 백승건(인천고·1억 원)도 2차 1순위의 김창평(광주제일고·1억5000만 원)보다 적은 돈을 받았다. 김종문 NC 단장은 지난해 1차 지명 행사장에서 “신인 지명부터 육성까지 모든 면에서 지방 팀이 불리하다. 리그의 동반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면 드래프트는 2010년도부터 2013년도까지 4시즌 동안 시행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부작용이 더 컸다. 각 구단은 연고지 고교에 대한 지원을 줄였다. 열심히 관리한 선수를 다른 팀에 빼앗길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 틈을 타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국내 유망주들을 싹쓸이했다. 2010년도 전면 드래프트가 열린 2009년에만 9명의 유망주가 태평양을 건넜다. 전면 드래프트는 2007년 1월 KBO 이사회에서 결정됐는데 그해 이대은이, 이듬해에는 이학주가 각각 미국으로 떠났다. 이대은과 이학주는 2019년도 2차 지명을 통해 올해 각각 KT와 삼성에서 뛴다. KBO는 2014년부터 1차 지명 제도를 부활시켰다.

KBO 관계자는 “제도 변경을 위해서는 10개 팀과 KBO까지 총 11표 중 8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어떤 제도를 택하건 세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면 드래프트#kbo 신인선발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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