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덕환 “멋 내는 건 나랑 거리가 멀어…아직도 카메라가 어색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16일 08시 00분


연기자 류덕환은 다섯 번째 시즌까지 제작된 OCN 드라마 ‘신의 퀴즈’ 시리즈에 전부 참여했다. 최근 종영한 시즌5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그는 “고민과 부담이 끊이지 않는 캐릭터여서 어렵다는 사실을 매번 깨닫는다”고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연기자 류덕환은 다섯 번째 시즌까지 제작된 OCN 드라마 ‘신의 퀴즈’ 시리즈에 전부 참여했다. 최근 종영한 시즌5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그는 “고민과 부담이 끊이지 않는 캐릭터여서 어렵다는 사실을 매번 깨닫는다”고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OCN 드라마 ‘신의 퀴즈: 리부트’ 마친 류덕환

시즌1부터 출연한 ‘신의 퀴즈’ 애착 커
4년 만에 시즌5, 흐름 끊기지않게 노력
데뷔 27년차지만 연기는 항상 어려워


류덕환(32)은 ‘영리한’ 연기자라고 할 수 있다. 연기가 아닌 것으로는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한다. 말 한마디 없이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멋있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아무리 꾸며도”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그래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게 연기”라고 했다. 연기라는 ‘한 우물만 파는’ 게 자신의 “최적화한 장점”이라 믿는 그가 최근 ‘기술’을 습득했다. 뭐든 한 번 더 참고 행동하기다. 이를 통해 연기는 물론 일상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 “데뷔 27년차, 연기는 아직도 어려워”

류덕환은 아직도 자신의 연기를 제대로 보지 않는다. 못 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화보 촬영 등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건 “쥐약”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제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다. 하하! 그냥 창피하다. 아직까지 준비가 덜된 것 같다. 칭찬이나 지적에 대한 글이 머릿속에 남아 다음에 연기하는 데 어떻게든 티가 난다. 시청자 반응에 피드백하는 것도 팬 서비스이지만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 진짜 궁금하지만 참는 거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OCN ‘신의 퀴즈: 리부트’(시즌5)를 통해서는 긴 기다림을 경험했다. 군 복무 전 시즌4에 출연하고 2017년 제대 후 시즌5에 출연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 류덕환은 2010년 시작한 ‘신의 퀴즈’ 시즌1부터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그는 “항상 다음 시즌에 출연할 것이라는 확신은 갖지 않는다”며 “그래도 오랫동안 함께한 제작진이 의리가 있다면 불러주지 않을까” 농담을 던졌다. 이내 진심을 담아 “복무 시절 상병으로 진급하고 휴가 때 박재범 작가와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제안해주셨다”며 “군대에서 가장 많이 생각났던 작품이 ‘신의 퀴즈’였다”고 떠올렸다.

OCN 드라마 ‘신의 퀴즈: 리부트’에서의 류덕환. 사진제공|OCN
OCN 드라마 ‘신의 퀴즈: 리부트’에서의 류덕환. 사진제공|OCN

기쁨만큼 부담감도 컸다. 시즌의 간격이 4년인 것도 있지만 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캐릭터에 변화를 줘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컸다. 작가와 의견을 주고받을 기회를 자주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철칙이 있었다. 대사를 구사하는 데 형용사나 동사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하되 단어는 변형시키지 않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제 역랑대로 했지만 이번에는 흐름이 끊기지 않는 선에서 촬영을 이어갔다. ‘그래서’와 ‘그리고’ 등 접속사를 많이 넣어 표현을 풍부하게 하고자 노력했다. 물론 미리 상의한 다음에 이야기를 맞춰나갔다. 제 마음대로 혼자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대본을 토대로 벗어나지 않는 영역에서 했다.”

류덕환은 한 드라마를 시즌5까지 끌어온 결과가 무색하리만큼 연기를 두려워한다. 1992년 MBC ‘TV유치원 뽀뽀뽀’로 처음 방송을 경험한 뒤 26년 이상 활동해오며 방송, 영화, 연극무대를 누비고 있지만 많은 연기자들이 그렇듯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게 연기라는 말에 동감하고 있다. 그만큼 ‘신의 퀴즈’로 받는 부담감과 압박감도 크다.

“드라마 종영 후 한 달 동안 ‘신’이라는 글자가 보기 싫을 정도였다. 하하! 감당이 안 될 만큼 어려운 캐릭터여서 아픔과 고통을 준다. 스스로 많이 지친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된다면 다음 시즌에 도전하고 싶지 않을까.”

연기자 류덕환.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연기자 류덕환.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꼰대’? 나 꼰대라고 생각해”

류덕환은 군대를 다녀온 후 “모든 면에서 참게 됐다”고 했다. 벌어진 상황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머릿속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표출하게 됐다. 과거에는 자신이 느끼는 기분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곤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류덕환은 “저는 어릴 때부터 활동을 해와 어른들의 이야기는 다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모습을 꼰대라고 한다면 꼰대 맞다”는 그는 어린시절 MBC ‘전원일기’에 출연하며 최불암으로부터 받은 조언을 잊지 않고 있다. ‘다양한 친구를 사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에 예술고등학교가 아닌 일반 인문계고교를 선택했다.

“저는 응원한다고 한 말인데, 상대방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어 먼저 얘기 하기가 두렵다. 그래서 제 생각을 꺼내기보다 상대의 말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고, 그들의 감정이 어떠한지를 먼저 묻는다. 일단 제 생각을 숨기고 상대의 의중을 듣는 것이다.”

그리고는 “바로바로 제 감정을 표출하고 싶을 때는 노래방을 찾아야죠”라며 웃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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