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역 흉기 난동’ 권총 정조준 못한 이유…“미성년자”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5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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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역 흉기 난동’ 사건 영상이 SNS 등을 통해 퍼져 경찰 초기 대응 논란이 일으면서 그간의 사건 경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강동경찰서는 지난 13일 오후 7시께 강동구 암사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친구 B군(19)을 흉기로 찌른 A군(19)에 대해 특수절도 및 특가법(보복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지난 전날 신청했다.

이 사건으로 허벅지에 상처를 입은 B군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사건 당시 영상은 유튜브 등 SNS를 통해 확산됐고, 이를 계기로 경찰이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들고도 A군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찰이 피의자를 보고 뒤로 물러서거나, 테이저건을 발사했지만 진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경찰에 이 사건이 처음 접수된 것은 당일 오후 6시57분이다. 단순 폭력사건으로 접수됐고, ‘코드원’ 발생으로 천호지구대에서 경찰 2명이 탑승한 순찰차 한 대가 출동, 오후 7시01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에는 암사지구대에서 2대, 천호지구대에서 2대, 형사기동차 1대가 추가로 출동했다.

검거까지 걸린 시간은 총 4분이었다. 100m정도를 추격해 오후 7시05분 도주하는 피의자를 잡았다.

문제는 용의자가 도주하기 전까지의 상황이었다. 경찰은 자전거를 들고 위협하려는 피의자를 마주본 상태에서 뒷걸음질을 쳤고, 테이저건을 쐈음에도 피의자가 흉기를 든 채 시민들 사이로 도망쳤다.

경찰은 “피의자가 심리적 압박을 받았고, 경찰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자 순간적으로 도주한 것이다. 오후 7시01분에 경찰이 도착하고 피의자는 2분 뒤 도주했는데, 그 간격에서는 충분히 매뉴얼대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피의자를 둘러싼 대형도 매뉴얼에 입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테이저건을 든 경찰이 피의자를 전방에서 겨눴고, 측면에서도 피의자를 겨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찰 두 명은 시민들에게서는 등을 지고 있었다.

경찰은 “테이저건을 들고 있던 사람이 사수인데 사수는 범인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설득을 했다. 그리고 45도 각도에서 부사수가 38구경 권총을 들고 섰다. 그런데 피의자가 미성년자라서 사수가 부사수에게 권총을 삼단봉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이는 모두 절차에 따라 진행된 대처”라고 설명했다.

실제 매뉴얼 상에서도 두 명의 경찰이 출동한 경우에는 한 명이 정면에서 설득 경고를 해야 하고, 나머지 한 명은 측면에서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경찰은 당시 테이저건을 정확하게 조준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A군이 몸을 비틀며 전기를 흐르게 하는 테이저건 2개의 침 중 하나가 빠져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경찰은 “테이저건이 빗나간 건 두개의 침 중 하나는 왼쪽 가슴에 들어갔는데 하나가 배에서 튕겨 나가는 바람에 실패한 것이지 대응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이저건을 쏘느냐 마느냐는 현장 상황에 맡기는데, 권총을 쏠 때에는 3회 이상 반드시 경고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다는 것이다.

대응이 소극적으로 보였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이미 상황은 종료된 상태였다. 커터칼은 다 부러져 있었고, 용의자는 지쳐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A군과 B군은 13일 새벽 4시께 강동구에 있는 공영주차장 정산소, 마트 등의 유리를 깨고 들어가 절도를 저질렀다.

경찰은 당일 오후 B군을 피의자로 특정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조사를 마친 B군이 A군에게 자백 사실을 밝히자 이에 격분해 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향후 기타 여죄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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