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록 깬 美 셧다운… 경제손실, 2주후엔 장벽예산 넘어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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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금 못받고 관광업 직격탄… 1주마다 12억달러 경제손실 추정
트럼프 “비상사태 당장은 선포 안해”… “민주당, 워싱턴 돌아오라” 재차 압박

“국경장벽 디자인 마음에 들어” 1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국경안보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표준 장벽 디자인’을 들어 보였다. 국경장벽 건설 예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견으로 시작된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12일 역대 최장 기록(21일)을 넘어섰다. 워싱턴=AP 뉴시스
“국경장벽 디자인 마음에 들어” 1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국경안보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표준 장벽 디자인’을 들어 보였다. 국경장벽 건설 예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견으로 시작된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12일 역대 최장 기록(21일)을 넘어섰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역대 최장기 기록을 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정부 셧다운 피해가 조만간 국경장벽 예산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비판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지만 민주당과는 여전히 타협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2일로 22일째를 맞는 셧다운은 23년 만에 기존 최장기 기록(21일)을 갈아 치운 상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글로벌 레이팅에 따르면 현재까지 셧다운으로 인한 미국의 경제적 손실은 이미 36억 달러(약 3조7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셧다운이 1주일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12억 달러를 없애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80만 명에 이르는 공무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미국 전역의 관광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식당과 호텔 등 연관 산업이 줄줄이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 관련 계약업체들의 매출 감소 등 여파도 계속되고 있다.

S&P는 셧다운이 앞으로 2주가량 더 이어진다면 경제적 손실은 6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국경장벽 건설 예산으로 요구한 57억 달러를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소집한 국경장벽 관련 토론회 및 트위터 등을 통해 “국가비상사태를 그렇게 빨리 선포하지는 않을 것”, “지금 당장 하려는 건 아니다”라며 수위를 낮췄다. 민주당이 위헌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CNBC 방송에 따르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만류하며 다른 옵션들에 대한 검토를 제안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민주당은 휴가에서 워싱턴으로 다시 돌아와 셧다운을 끝내고, 남부 국경에서 벌어지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종식시켜야 한다. 내가 백악관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협상 합의 시) 15분 안에 셧다운을 해결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12일에는 “나한테 셧다운 종료 계획이 있다”고 트위터에 밝혔지만 구체적인 복안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나의 계획을) 이해하려면 내가 선거에서 이겼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며 “나는 미국인들의 안전과 안보를 약속했고 그 약속의 일부가 남부 국경의 장벽이었다”고만 썼다. 이어 “선거에는 결과가 있다”며 장벽 건설이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음을 환기시켰다.

한편 미 국무부는 16, 17일 워싱턴에서 재외공관장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23명의 신임 대사가 의회 인준을 받은 만큼 해외에서 근무하는 대사들을 한자리에 모아 회의를 하겠다는 것. 그러나 셧다운 속에서도 주재국 정부에 신뢰를 확신시켜 줘야 할 공관장들이 막상 부임지에서 자리를 비우게 되는 것을 놓고 전직 외교관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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