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포수왕국’ NC의 미래 김형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14일 09시 30분


NC 김형준. 스포츠동아DB
NC 김형준.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는 창단 때부터 두산 베어스의 구단 운영 시스템에 관심이 컸고 벤치마킹에 노력했다. 창단 사령탑인 김경문 전 감독과 함께 NC로 옮긴 베테랑 프런트들의 경험도 반영됐다.

2017년에 열린 2018 신인지명회의 선택도 이 같은 시스템의 영향을 받았다. NC는 2차지명 1라운드에서 세광고 포수 김형준을 선택했다. 고교 때는 포수였지만 이미 외야 자원으로 분류됐던 강백호(KT 위즈)를 함께 제외하면 1라운드 10명의 신인 중 8명 모두가 투수였다.

1차지명 자원이 타 구단에 비해 크게 부족한 NC는 드래프트로 진행되는 2차지명이 전력보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다. 그 첫 번째 카드를 투수가 아닌 포수로 선택했다.

김형준은 고교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로 활약한 포수 유망주였다. 한화 이글스 연고지인 세광고를 졸업했지만 중학교까지 서울에서 다녀 1차지명 대상자가 아니었다.

2차지명 1라운드 9순위 선발권을 가지고 있었던 NC는 전략적 판단으로 김형준을 선택했다. 김태군(30·현 경찰청)이라는 준수한 포수가 2019시즌 말이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지만 ‘안방이 든든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는 철학이 반영됐다.

NC 코칭스태프는 2018년 고졸 신인 포수 김형준에게 1군 60경기 출전 기회를 줬다. 포수난이 극심한 상황이었지만 매우 파격적인 선택이다. 포수 출신인 당시 유영준 감독대행은 우려의 시선에 눈과 귀를 닫고 김형준에게 많은 출전을 보장했고 “신인이지만 진지하고 여유 있게 투수리드를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형준이 타격에서 부진을 보이자 “포수는 방망이보다 수비가 먼저다”고 감쌌다.

김형준은 고졸 신인 포수지만 대범한 투수리드 안정감 있는 포구와 블로킹으로 수비만큼은 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NC는 올 스토브리그에서 국가대표 주전 포수 양의지를 영입했다. 2020년 시즌에는 김태군이 돌아온다. 유망주 김형준까지 있어 당장 새로운 포수왕국으로 떠올랐다.

최고 포수 양의지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김형준의 솔직한 마음에는 많은 것이 담겨져 있었다. 김형준은 “최고의 포수와 한 팀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미소 지으며 “하나부터 열까지 많이 배우겠다. 당연히 출전 기회가 줄어들겠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지만 오히려 위기를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담대함에서 큰 가능성이 엿보였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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