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 “노선영에 괴롭힘 당한 얘기 이미 감사에서 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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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1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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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가대표 빙상 선수의 메가톤급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내부에서 벌어지는 폭언·폭행·성폭력 문제가 외부에 거의 드러나지 않는 현실이 개선되지 않자 선수들이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김보름은 11일 채널A ‘뉴스A LIVE’와의 인터뷰를 통해 “2010년부터 (선배 노선영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며 “쉬는 시간에 라커룸으로 불려가서 1시간이고 2시간이고 폭언을 들을 때가 많았고, 코치의 지시에 따라 30초 랩 타임을 맞추면 소리 지르고 욕하고 천천히 타라고 했다. 늘 저의 훈련을 방해했다"고 말했다.

‘뉴스A LIVE’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감사를 통해 ‘왕따’ 누명은 풀었으나 김보름이 괴롭힘 당한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감사 당시 설명을 안 했던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보름은 “저는 감사에 성실히 임했고, 팀추월 이야기는 물론이고 선수촌에서 괴롭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다 이야기를 했었다”고 답했다.

또 ‘코치진에게 조치해 달라고 요청은 안해봤냐?’는 물음에도 “코치 선생님과 감독님께도 말씀드린 적이 많았다. 그랬을 때 선생님께서 노선영 선수를 불러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면 노선영 선수는 ‘왜 김보름 편만 드냐’고 반응해 해결이 되지 않았다. 선생님들께서는 저에게 ‘그냥 참고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여태까지 이렇게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보름의 문제제기를 공론화 해 해결하지 않고 내부에서 덮었다는 것.

문화체육관광부는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 왕따 논란과 관련해 빙상연맹에 대한 특정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김보름은 고의로 속력을 낸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으나 김보름이 감사과정에 밝혔다는 ‘선배의 폭언과 훈련방해’ 등의 내용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쇼트트랙 선수와 지도자로서 대표팀 생활을 했던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빙상계의 권력관계 탓에 피해자가 맞서 싸우기 어려운 구조”라며 “피해자나 학부모들은 폭로를 해도 자신들만 피해를 보고 바뀌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참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체육계 전반의 수직적인 구조가 (폭력의) 가장 큰 요인이며 특히 빙상은 특정인의 권력이 커서 공론화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보름은 이 일을 ‘왕따 논란’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말한 이유에 대해 “앞으로 저는 선수생활을 조금도 해야겠기에, 그러기 위해서는 잘못 알려진 부분과 오해를 풀고 나가야 조금 더 훈련에 집중하고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뉴스A LIVE’는 인터뷰 말미에 “이 인터뷰는 지난 8일 이뤄졌다”며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은 물론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추가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기 전이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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