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관련 법관들 양심에 반하는 일 하지 않았다는 말 믿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YTN 뉴스 캡처.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라며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 지겠다고 밝혔다.

11일 오전 9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입장과 검찰에 출석하는 심경을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일로 인해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여러 사람들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대해 참담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으로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단 "이 자리를 빌어 국민 여러분들에게 우리 법관들을 믿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드린다"라며 "법관들은 국민 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음을 살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저는 그 말을 믿고 있다. 나중에라도 그 사람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제가 책임지고 안고 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늘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 기억나는 대로 가감 없이 밝히고 오해가 있으면 충분히 설명하겠다. 모쪼록 선입견 없이 이 사건이 조명되길 바란다.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리고 이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