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조재범 사건…피해자 보호 관건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10일 15시 37분


코멘트

여준형 전 국가대표 코치 “선수 피해 최소화해야”

이어지는 성폭력 폭로로 빙상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피해자 보호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최근 빙상계 성 관련 의혹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심석희는 지난 8일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고 밝혔다.

하루가 지난 뒤 젊은빙상인연대는 빙상계에 성추행 피해자 2명이 더 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후속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연일 이어지는 충격적인 폭로에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과거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로도 활동했던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피해선수에 대한 보호를 부탁했다. 여 대표는 “현역이고 어린 여자 선수들이다. 선수 생활을 유지하면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성폭력 관련 사항은 내용을 밝히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다. 심석희 측이나 젊은빙상인연대나 관련 사실을 주장하면서 모두 2차피해와 보복에 대해 우려해왔다고 밝혔다.

현재 국가대표로 훈련을 지속하는 심석희의 경우에도 1년 전부터 상습상해 혐의로 조재범 전 코치와 법정 다툼을 벌이면서도 성폭력 문제는 최근에야 밝혔다. 쉽게 드러내기 어려운 문제다.

더구나 체육계의 특수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직된 사제 관계와 진로 문제 등을 감안하면 이번 폭로가 추후 선수 생활을 지속하는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여준형 대표는 “그동안 학부모나 선수가 맞서 싸우기에 어려운 구조였다. 공론화하기에도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젊은빙상인연대도 2명의 성추행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지만 공개 여부와 관련해서는 협의를 진행 중이다. 가해자들이 현재도 코치 생활을 지속 중이며 향후 있을지 모르는 보복에 대한 우려가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다.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강한 제재와 피해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10일 대한체육회는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성폭력 가해자에게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체육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벌하겠다. 피해사실을 밝혀도 선수 생활에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장치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유사한 취지로 근절 대책을 발표했을 때도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강조되어 왔던 철저한 제재와 피해자 보호가 이번에는 지켜지면서 빙상계의 개혁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볼 문제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