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대 광화문서 분신 택시기사 “우리 죽고나면 대리기사도 죽을 것”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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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0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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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6시3분경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택시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이 화재로 운전기사 임모씨(65·남)가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0일 새벽 숨졌다. (종로소방서 제공) 2019.1.9/뉴스1
9일 오후 6시3분경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택시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이 화재로 운전기사 임모씨(65·남)가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0일 새벽 숨졌다. (종로소방서 제공) 2019.1.9/뉴스1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출퇴근 차량 공유) 서비스 도입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한 택시기사가 동료들에게 음성파일 형태로 남긴 유서 성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분신한 택시기사 임모 씨(65)는 음성파일 녹취록에서 “국민들하고 소통한다는 게 웬 말이냐. 소상공인 다 죽이고, 자영업자 다 죽이고, 경제는 다 망그러지고, 택시기사들은 또 어디로 가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우리가 죽고 나면 대리기사들마저 죽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당신들이 돈줄인진 모르겠지만 카카오톡이 하고 있는 일을 잘 살펴보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택시와 상생하자는 카카오톡. 간신히 밥벌어먹고 사는 택시기사들마저 죽이려고 하는 이것을 문재인 정부는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이 어떻고, 뭐가 어떻고, 말만 앞세우고 난 후 지금은 국민들하고 대화하기도 힘든 건지”라며 “택시기사들이여, 다 일어나라. 교통을 마비시키자”고 말했다.

서울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경 종로구 KT광화문지사 앞 도로에 정차 중이던 K5 택시 차량에서 불이 나 임 씨가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임 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10일 오전 5시 50분경 사망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해 사망한 두 번째 사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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