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美국무, 일정에 없던 이라크 깜짝 방문…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9일 2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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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부터 중동 순방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이 요르단 암만에서 압둘라 2세 국왕과 면담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부터 중동 순방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이 요르단 암만에서 압둘라 2세 국왕과 면담하고 있다.
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중동 지역을 순방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일정에 없던 이라크를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6일 이라크 미군 부대를 깜짝 방문한 지 약 2주 만이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 CBS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방문해 아델 압둘 마흐디 총리, 바르함 살리 대통령과 면담했다. CBS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라크 고위 공직자들을 만나 ‘미국이 이슬람국가(IS) 퇴치에 힘쓸 것이며 전쟁이 멈춘 뒤에도 이들이 조직을 재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CBS에 따르면 살리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면담 후 ‘미군이 계속 이라크에 주둔하길 원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우리는 미국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과 면담한 이유 중 하나는) 수년간 미국이 제공한 도움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알할부시 이라크 의회 의장도 면담한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이라크는 다에시(IS를 지칭하는 아랍어식 약자)를 물리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다에시가 재기할 수 없도록 미국이 지킬 것이란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CBS는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요르단 방문을 시작으로 8일간의 중동 국가 순방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미군을 전원 철수하겠다고 밝힌 뒤 우방국들의 우려가 계속되자 미국의 입장을 직접 설명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는 9일 오후 이집트로 이동한 뒤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깜짝 방문은 2주 전 트럼프 대통령 방문 당시 제기됐던 결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둘 마흐디 총리와의 면담 없이 바그다드 인근 알아사드 공군기지만 방문하고 떠났다. 이라크 의원들은 이라크를 방문한 국가원수가 이라크 정상과 면담을 한다는 관례를 어겼다면서 “명백한 주권 침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두 정상은 애초 면담을 계획했으나 장소에 대한 의견 차이로 불발됐다. 대신 백악관 측은 두 정상이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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