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끝 폭로한 심석희…쳬육계 병폐 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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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9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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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빙상 조재범 전 코치 성폭행 파문 관련 브리핑을 갖고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 News1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빙상 조재범 전 코치 성폭행 파문 관련 브리핑을 갖고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 News1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고소하면서 쳬육계 성폭력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도 긴급 브리핑을 통해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따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가해자의 해외 활동 금지 등 처벌 강화와 체육단체 전수조사, 피해자 보호 강화, 비리 대응 전담기구 설치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8일 심석희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데 따른 조치다. 이미 조재범 코치는 폭행 혐의로 법정 구속됐고 오는 14일 항소심 판결 선고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조 전 코치측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에서 제재 강화와 전수조사 등으로 근절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체육계 성폭력은 생소한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김성룡 9단은 여자 프로기사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한국기원에서 제명됐고 진천선수촌에서 배구대표팀 코치의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던 일이다.

동계스포츠 인기종목인 쇼트트랙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진 심석희가 고민 끝에 폭로하면서 체육계 성폭행이 다시 한번 화두로 떠올랐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지난 8일 대한체육회는 2018년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들의 성폭력 경험 비율은 1.7%로 2010년 26.6%와 비교해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나온다.

물론 과거보다 줄었을 수 있지만 사제 관계, 진로 문제, 인맥 등으로 얽혀 있는 체육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폭로는 쉽지 않다. 현재의 조사 결과를 숫자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범행 전력이 있더라도 현장에 복귀하는 일도 없지는 않다. 지난해 조재범 코치가 중국대표팀으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려 했지만 구속되면서 무산되기도 했다. 범행 사실이 밝혀져도 피해자 보호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심석희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추가 피해와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지금까지 혼자 감내해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도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체육계는 폐쇄적이고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심해 선수들이 선수생명을 걸지 않으면 말을 하기 힘들다”고 인식을 같이 했다.

심석희 측은 “체육계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는데 정부의 근절 대책이 조사의 실효성 문제를 극복하고 철저한 제재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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