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성폭행 폭로, ‘체육계 미투’ 마중물 기대…“피해자들 용기내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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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9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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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자 쇼트트랙대표 심석희/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여자 쇼트트랙대표 심석희/게티이미지코리아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의 고백이 체육계 미투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심석희는 이번 성폭행 피해 폭로가 다른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줘 제2,제3의 심석희가 줄줄이 나오길 희망했다.

심석희의 변호를 맡고 있는 조은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8일 보도된 SBS 8뉴스와 인터뷰에서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며 고소를 결심한 배경과 관련,“작년에 미투 운동이 일어나면서 피해자들이 더 이상 꼬리표를 걱정하지 않고 얘기할 수 있었던 것들… 좀 늦었지만, 선수 본인에게는 자기가 이렇게 용기를 내서 얘기함으로써 어딘가에 있을 다른 피해자들도 더 용기 내서 앞으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본인과 같은 피해자 더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자기가 체육계 미투 운동의 마중물이 되기로 했다는 설명.

심석희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4년부터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이 시작됐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을 때까지 한국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라커룸 등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대한민국 빙상계는 폭행 사건뿐만 아니라 성폭력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비판을 받아왔다. 2010년에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가 여중생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있었고, 2012년에는 여제자를 성추행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지도자가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심석희의 폭로는 앞선 사건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빙상은 2004년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구타파문’ 등 그간 코치진과 선수들 사이의 수직적인 관계 때문에 사건·사고들이 많이 터진 종목이다.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부의 민낯을 폭로하면서 지난해 대한민국은 미투운동으로 뜨거웠다. 심석희의 용기가 감춰진 다른 피해자들의 추가 폭로로 이어져 빙상 개혁의 시발점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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