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 → 수도권1순환路 바꿔주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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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등 도로명 변경 국토부에 건의

“경기도와 인천시는 변방이 아닙니다. 서울 중심의 도로 이름을 바꿔 주세요.”

경기도와 인천시는 최근 30년 넘게 써 온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외곽순환로)의 명칭을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로 바꿔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했다. 외곽순환로 노선의 90% 이상이 경기와 인천 관할임에도 정작 이름 어디에도 그런 의미는 없고 대신 서울의 변두리라는 부정적 인식만 담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의정부시, 고양시, 양평군 등 경기북부지역 기초의회는 결의문까지 채택해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외곽순환로는 1988년부터 경기 분당, 일산 같은 1기 신도시 건설에 따라 입주민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서울 외곽의 도시를 순환한다는 의미에서 외곽순환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경기 성남시 삼평동∼구리시 인창동 구간을 시작으로 2007년 전 구간이 개통됐다. 총길이 128km의 왕복 8차로 고속도로다. 성남 판교 분기점부터 서울(노원 강동 송파)과 인천(계양 부평 남동), 경기(하남 구리 남양주 의정부 양주 고양 김포 부천 시흥 군포 안양 의왕 시흥 안산)의 모두 20개 지역을 지난다.

이름을 지을 당시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한 실질적 지방자치제가 확립되기 전이었다. 서울이 전국 행정의 중심이 되는 시대였다. 하지만 지방분권 열망이 점점 커지면서 수도권을 이루는 두 축인 경기와 인천으로서는 두고만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두 광역단체는 지역주민의 정체성 회복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명칭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경기도가 지난해 8월 서울 경기 인천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65%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로 이름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여론 등에 힘입어 경기와 인천은 지난해 12월 21일 국토부에 명칭변경건의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0월 양주를 시작으로 의정부 남양주 고양 시흥 구리 등 6개 기초의회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명칭 개정 결의안을 채택해 힘을 보탰다.

경기도 관계자는 “외곽순환로는 현재 건설 중인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와 같은 순환 축을 활용하는 도로임에도 명칭은 판이해 이용자 혼란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는 경기 화성시 봉담을 기점으로 송산∼안산∼인천∼김포∼파주∼양주∼포천∼화도∼양평∼이천∼오산을 연결하는 순환도로다. 국토부가 처음에는 제2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라고 명명했으나 경기도가 반발해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외곽순환로 일부 노선이 지나는 노원 강동 송파구는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검토 기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만 보이고 있어 명칭 변경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국토부 예규 제188호 ‘고속국도 등 도로 노선번호 및 노선명 관리 지침’은 고속국도의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해당 노선을 경유하는 모든 지자체장의 동의를 얻어야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외곽순환로를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로 개명하려면 서울시장과 이들 3개 구청장이 모두 동의해야 하는 것이다.

경기도 다른 관계자는 “외곽순환로는 단순히 서울의 외곽지역을 연결하는 도로에서 수도권 전체를 융합하는 도로로 이미 변모했다”며 “국토부, 서울시 등과 적극 협의해 명칭 변경을 위한 합의를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도 등 도로명 변경#국토부에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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