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에 승부수…생활도우미 로봇 ‘삼성봇’ 깜짝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8일 2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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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분야 최대 역량을 담아낸 ‘삼성봇’(Samsung Bot)입니다.”

이윤철 삼성전자 전무의 말이 끝나자 무대 위로 성인 무릎 높이 키의 흰색 로봇이 등장했다. 송이버섯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삼성봇 케어’였다. 삼성봇 케어는 얼굴 모양의 둥근 디스플레이 속 두 눈을 깜빡거리며 이 전무의 지시대로 움직였다. 이 전무가 디스플레이 위에 손가락을 올리자 실시간으로 혈압과 맥박을 잰 뒤 “현재 상태 A입니다. 이 상태를 유지하세요”라고 말했다.

● 첫 모습 드러낸 생활도우미로봇 ‘삼성봇’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9 개막 하루 전인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자체 로봇 플랫폼인 삼성봇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로봇 관련 기술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의 차세대 AI 프로젝트인 삼성봇에 대해 이근배 삼성전자 AI센터장(전무)은 “건강·환경 등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시대에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기 위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나 실버 세대를 도울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개발된 삼성봇 라인업은 실버세대의 반려로봇 역할을 할 ‘삼성봇 케어’, 집안 곳곳을 직접 이동하면서 공기질을 관리해 주는 ‘삼성봇 에어’, 쇼핑몰이나 음식점 등에서 결제와 서빙을 해주는 ‘삼성봇 리테일’ 3종이다. 삼성전자는 관절염으로 고통 받는 노인이나 자유로운 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한 웨어러블 보행보조장치인 ‘GEMS’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 “새 50년 이끌어가겠다” 미래기술 제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사장)는 이날 기자간담회 무대에 올라 “올해는 삼성전자 50주년이 되는 해”라며 “50년 전 흑백 TV를 만들던 작은 회사가 끊임없는 혁신 끝에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만들어내는 업계 리더로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지난 50년을 넘어 새로운 50년을 위해 삼성이 투자하고 있는 분야인 △AI △5세대(5G) △전장에 대해 청사진도 제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180조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히며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분야들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AI를 특히 강조했다. 지난해보다 진화한 자체 AI 플랫폼 ‘뉴 빅스비’를 올해 모바일 제품뿐만 아니라 TV·가전·자동차에까지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첫 공개된 2019년형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뉴 빅스비가 탑재돼 복잡한 기능도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실행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날씨 어때”라거나 “맛있는 한식당 어딨어”라고 물으면 냉장고 스크린에 관련 정보를 이미지나 그래프로 한 눈에 보기 좋게 보여주는 식이다.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된 98인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 역시 AI 기술이 핵심이다. 기존 네트워크망으로도 초고화질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하는 ‘AI 코덱’ 덕에 저화질 콘텐츠도 8K 수준으로 즐길 수 있다. 2019년형 스마트 TV에는 뉴 빅스비가 적용돼 사용자의 시청 이력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전장 부문에서는 개인별 사용 경험을 강조한 ‘디지털 콕핏 2019’를 처음 선보였다. 연결성과 안전성도 높아졌다. 뉴 빅스비로 연결하면 차 안에서도 집 안의 스마트기기를 쉽게 조작할 수 있고 ‘갤럭시 홈’을 통해 집에서도 차량의 주유 상태나 온도 등을 쉽게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총 6개의 스크린을 장착해 앉은 자리별로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 환경을 즐길 수 있다. 거울 대체 비전 시스템(Mirror Replacement Vision System)과 카메라 기반의 안전 운전 솔루션을 적용해 안전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삼성전자는 5G 시대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업계 최초로 5G 장비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인증을 받았으며, 상반기 내에 미국에서 첫 5G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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