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맥박 체크에 ‘복약’ 시간도 알려주는 삼성봇 CES에서 최초 공개

삼성전자, 노인 케어·손님 응대 등 ‘삼성봇’ 3종 공개
종합기술원·삼성리서치 공동 개발…“상용화는 미정”

삼성전자 미주법인 제품혁신본부장 이윤철 전무가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19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삼성봇(Samsung Bot)’을 소개하고 있다. 2019.1.7/뉴스1 © News1

#“헬렌, 오늘의 건강을 체크할 시간입니다. 센서에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올려주세요. 오늘의 혈압과 맥박은 모두 정상이네요.”

하얀 원통형의 몸체에 둥근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로봇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디스플레이 하단부에 위치한 센서에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갖다대자 10여초 후에 측정된 맥박과 혈압을 알려준다. 고혈압을 관리하기 위한 내복약을 먹어야 하는 시간도 친절하게 전달해준다.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만달레이호텔에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9’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연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로봇을 공개했다.

창사 이래 50여년간 쌓아온 제조업 역량과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 중인 인공지능(AI)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융합된 삼성전자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최초로 공개된 것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제품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시회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와 미디어를 상대로 로봇 제품을 선보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윤철 삼성전자 미국법인 제품혁신본부장(전무)가 무대 위에서 삼성봇을 소개하자마자 객석에서 박수 갈채와 환호성이 쏟아진 것도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로봇은 ‘삼성봇(Samsung Bot)’이라는 이름의 3종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GEMS) 등 네 종류다. 삼성봇은 사용 목적에 따라 Δ케어(Care) Δ에어(Air) Δ리테일(Retail) 등 3종으로 분류된다.

이날 삼성전자가 시연을 보인 제품은 삼성봇 케어다. 실버 세대의 건강과 생활 전반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로봇이다. 사용자의 혈압, 심박부터 호흡, 수면 상태까지 정밀하게 측정해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알려준다. 복약 시간과 방법에 맞춰 약을 먹었는지도 말해주는 ‘친절한’ 로봇인 셈이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19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 AI센터장 이근배 전무와 미국법인 이윤철 상품혁신 담당임원이 삼성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AI기술을 망라한 로봇 플랫폼 ‘삼성봇(Samsung Bot)’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봇 케어’는 사용자의 혈압?심박?호흡?수면 상태 측정뿐 아니라 사용자의 건강 이상을 점검하고 복약 관리도 해준다.(삼성전자 제공) 2019.1.8/뉴스1

또 공기질 센서와 연동해 집안의 공기를 관리하는 이동형 공기청정 로봇 ‘삼성봇 에어’와 대형 쇼핑몰 등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삼성봇 리테일’도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관계자는 “우리 삶의 질을 높이며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로봇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스마트 TV, 사물인터넷(IoT) 등 제조업 기반의 최신 기술로 소비자의 삶을 윤택하게 했다면, 앞으로는 로봇으로 건강과 생활을 책임지는 라이프케어에 집중하겠다는 목적이 담겨 있다.

질환이나 상해 등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웨어러블 형태의 ‘보행보조’ 로봇도 공개됐다. 삼성전자가 5~10년 후 상용화할 기술을 선행연구하는 종합기술원과 삼성리서치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은 연구 차원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스터디 중인 단계로 아직 상용화를 언제 할지 계획을 잡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출시될 경우에는 시중에 판매중인 다른 제품보다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웨어러블 보행보조 제품은 기본적으로 1000만원을 넘어선다”면서 “우리는 수백만원대에서 가격을 형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케어’ 슬로건에 따라 보다 많은 고객들이 구입할 수 있도록 ‘가격 허들’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는 “삼성리서치와 종합기술원을 중심으로 사회적인 니즈를 반영해 사용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게 해 주는 다양한 로봇 제품군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