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세계은행 총재도 미국인?…논란 재점화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8일 1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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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돌연 사의를 표시하면서 후임 총재 인선 과정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논란도 재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김 총재의 퇴진은 미국 행정부가 세계은행 총재를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십년 간의 전통이 계속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부 관료를 지낸 스콧 모리스 글로벌개발센터 선임연구원은 FT에 “김 총재의 후임 결정 과정은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앞길에 “격랑이 몰아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가 반드시 후임자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내다봤다.

미 재무부는 세계은행 지분의 1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지난 70여년 동안 세계은행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세계은행 이사회가 복수의 후보 중 한명을 선출하는 절차를 거치지만, 항상 총재직은 재무부가 지명한 미국인에게 돌아갔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장은 관례적으로 유럽에서 선출됐기 때문에 양대 국제금융기구 수장을 서방이 독식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012년 미국인이지만 아시아계인 김 총재를 지명한 것도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것이었다. 하지만 189개 세계은행 회원국 중 상당수는 이같은 미국의 통제를 끝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 총재도 지난 2012년 나이지리아와 콜롬비아 후보의 도전을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 행정부가 국제금융기구와 다자주의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시해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총재 후보 지명은 어느 때보다 큰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나디아 다르 워싱턴 사무소장은 “강력하고 바람직한 관리 방식은 국제적으로 대표성을 갖는 것이다. 한 나라가 의사결정권을 독식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세계는 경제적·정치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세계은행 역시 그런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전(前)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담당 책임자는 “김 총재의 퇴장은 ‘존재론적 문제’를 겪고 있는 세계은행에 ‘중대한 위협’이될 것”이라며 “이들의 사업 모델이 신흥국들의 소득 증가와 새로운 기관의 출현으로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배구조는 점점 미국에 지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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