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뒤숭숭한 전북, 2019시즌 심상치 않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8일 10시 20분


코멘트
전북. 스포츠동아DB
전북. 스포츠동아DB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흐름이다. 대개는 꽃길만 걸어왔던 K리그1 ‘절대 1강’ 전북 현대의 새해맞이가 심상치 않다. 구단 안팎으로 뒤숭숭하다. 전북 관계자들은 “괜찮다. 팀 상황이란 좋을 수도 나쁠 때도 있는 법”이라며 애써 자위하나 결코 긍정적이진 않다.

지난시즌 정규리그를 평정하며 K리그 통산 6회 정상에 등극한 전북은 2019시즌을 앞두고 상당한 변화를 꾀했다. 코칭스태프부터 바뀌었다. 최강희 전 감독이 톈진 취안젠(중국)으로 떠난 자리를 조제 무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오른팔이던 조제 모라이스(이상 포르투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채웠다.

그런데 모라이스 감독의 구상은 시작부터 꼬였다. 20세 이하(U-20) 대표팀 출신 송범근과 경쟁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국가대표 출신의 베테랑 골키퍼 이범영의 이탈이다. 선수단 합류 첫 훈련에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 회복까지 최소 6개월, 재활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막대한 금전적 손해는 두 번째 문제이고, 전력 활용에 큰 차질을 빚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 겨울 선수이적시장에서도 100% 만족할 만한 소득을 올리지 못한 처지다. 중앙수비수 김민혁을 일본 J리그에서 데려왔고, 경남FC 돌풍의 중심에 선 최영준을 영입했으나 윤영선(울산 현대)과 박지수(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자원들을 수급하지 못했다.

실제로 전북은 예전처럼 당당히 힘을 쓸 입장이 아니다. 최 감독이 사라진 전북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선수들이 상당히 많다. 많은 에이전트들은 “현재 전북의 위상을 만든 것은 최 감독과 전임 이철근 단장의 역할이 컸다. 지금 임직원들의 노력과 공을 무시할 수 없어도 언제나 전투적인 행보를 보인 과거와 간극은 상당하다. 이를 선수들부터 체감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달라진 기류는 또 있다. 2018시즌 테크니컬 디렉터로 활동한 조긍연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과도 결별했다. 표면적인 사유는 계약만료이지만 ‘K리그에 테크니컬 디렉터 시대 열었다’며 떠들썩하게 포장한 지 1년 만에 헤어진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선이 많다. 정말 전북이 ‘리딩 행정’을 향한 의지가 있었다면 반드시 조 전 기술위원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인물에게 역할을 맡겼어야 했다.

심지어 최 감독도 굉장히 불편한 처지에 놓였다. 톈진 취안젠의 모기업 취안젠 그룹 고위 간부들이 중국 공안에 줄지어 체포된 여파다. 다단계 기업으로 알려진 이 회사가 판매한 식품을 섭취한 여자 아동이 오랜 암 투병 끝에 2015년 사망한 사고가 최근 다시 불거지면서 중국 당국이 재조사에 돌입했고, 결국 기업은 도산 위기에 처했다. 신화통신, CCTV, 시나닷컴 등 현지 주요 매체들은 현지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인 먹거리와 탈세가 얽힌 이번 사태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축구시장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구단의 계좌가 완전히 묶여 기본적인 자급집행조차 어렵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떠난 식구도, 새로운 가족도 이래저래 잘 풀리지 않는 전북을 향한 축구계의 시선은 결코 부드럽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