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커진 ‘포스트 기성용’ 황인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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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8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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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 황인범.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대표팀 황인범. 스포츠동아DB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C조 1차전 필리핀전 후반 10분경,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뉴캐슬)이 허벅지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스스로 힘들다는 표시를 했고, 결국 황인범(대전)으로 교체됐다.

불안감이 커졌다. 국제대회일수록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그동안 한국대표팀의 허리를 굳건히 지켰던 베테랑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의 활약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부상당해 전력 손실은 불가피하다. 이는 ‘포스트 기성용’ 황인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황인범은 이날 교체 투입된 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황인범이 투입되기 전, 한국은 최약체로 평가되던 필리핀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한 채 고전했다. 공격 패턴은 단조로웠고, 패스 정확도는 떨어졌으며, 슈팅 결정력은 약했다.

하지만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황인범과 이청용 덕분에 공격력은 날카로워졌다. 특히 이들의 군더더기 없는 패스와 지능적인 플레이 덕분에 공격력은 확실하게 살아났다. 황인범은 중원에서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강약을 조율했고, 틈이 보이며 득달같이 침투패스를 연결했다. 후반 22분 황의조의 결승골도 이런 바뀐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1-0 승리).

황인범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하며 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에 들었다. 대표팀 은퇴를 고민 중인 기성용의 대체 카드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치른 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는 부진했다. 경기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변형 전술에 적응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컸다. 아시안컵을 손꼽아 기다렸다. 필리핀전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했지만, 언제든 투입될 준비를 했다. 그리고 후반에 기회가 찾아왔을 때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이제 1차전이 끝났을 뿐이다. 59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황인범은 앞으로 더 많은 활약을 해야 한다.

최현길 전문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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