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 美업체들 “트럼프가 우릴 죽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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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속 美-中 제조업체들 피해 눈덩이
철강 가격 급등에 이익 반토막… 멕시코로 생산라인 이전 고민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미국과 중국이 7일 중국 베이징에서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지난해 서로 주고받은 보복 관세 때문에 두 나라 제조업의 피해가 불어나고 있다. 미국은 2018년 중국산 수입품 2500억 달러(약 280조 원)어치에,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1100억 달러(약 123조2000억 원)어치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피해가 불어나자 협상 타결을 요구하는 양국 산업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
미국의 미시간주에서 금속부품 회사 애그리텍을 운영하는 래리 쿠이커 사장은 6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경영난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수입 철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철강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연매출 1600만 달러(약 179억2000만 원)의 이 회사는 원가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100만 달러(약 11억2000만 원)어치 계약을 잃었다.

미시간주의 또 다른 회사인 EBW일렉트로닉스는 트럼프 관세로 올해 이익이 반 토막이 날까 걱정이다. 생산라인을 멕시코로 이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공화당원이자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팻 르블랑 EBW일렉트로닉스 회장은 “배신당한 기분을 느낀다”며 “정부 때문에 우리가 실패한다면 정말 화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체들의 전자제품과 컴퓨터 부품 수입 의존도는 2009년 약 20%에서 2016년 25%로 증가했다. 국제 공급망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무역전쟁이 터지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중국#트럼프 대통령#미국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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